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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도서] 여행자

울리히 알렉산더 보슈비츠 저/전은경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울리히 알렉산더 보슈비츠, <여행자>

?? 2021. 02. 23

?? 누가 그를 여행자로 만들었나

 

 

이 소설은 유대인 박해가 시작되던 시기 독일을 배경으로, 유대인이지만 외적으로는 티가 나지 않는 질버만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줄거리를 적어나가는 것보다는, 내가 이 책을 보고 느낀 점을 적어내는 게 좋을 것 같아 줄거리는 생략하려고 한다.

나는 유대인을 좋아하지도, 미워하지도 않아요. 관심이 없습니다. 유대인들이 유능한 사업가라는 점에는 감탄하지요.

그들이 뭔가 부당한 일을 겪는다면 유감이긴 하지만 놀라지는 않습니다. 세상사가 다 그래요. 한쪽이 파산하면 다른 쪽은 성공하는 법입니다.

본문 p. 30

질버만과 그의 아내 엘프리데 자신에게 집을 계약하러 온 핀들러에게 위와 같은 소리를 듣는다. 필자가 읽자마자 경악했던 부분이었지만, 이 책을 읽으며 이건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는 걸 알게 됐다.

 

누구나 타인의 아픔에는 무관심한 법이다. 그러나 '그들'이 그래도 되는가?

유대인 박해에 누구보다 앞장서는, 그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하고 구금해버리는 '그들'이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해도 되는가?

 

이 책은 <여행자>라는 제목으로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행자라고 하면 우린 무엇을 떠올릴까?

신난 발걸음, 활기찬 미소, 밝고 당찬 분위기...

그러나 책 속에서 질버만은 도통 여행자처럼 묘사되지 않는다.

그는 지쳐있고, 불안에 떨며,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처럼 행동한다.(실제로 이게 맞기도 하고)

과연 이런 그를 우리는 여행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열일곱 살짜리 젊은이가 자살하는 대신, 자살하라는 조언을 건넨 쪽에 총을 쏘았다. 그래서 그가, 우리 전부가 독일 제국을 공격했다는 거로구나.

본문 p. 51

누군가 나에게 인종을 빌미로 부당한 일을 행사하려고 해서 항의했더니 그게 공격이란다. 이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 그러나 그 시대에는 이 어이없는 일이 하루가 머다하고 일어났다. 대체 인종이 뭐기에 그들은 그렇게 차별 받아야 했을까. 그저 건실히 삶을 살아가던 질버만은 왜 쫓기는 '여행자'가 되어야만 했을까.

 

이 책은 매우 흡입력 있는 문체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혐오와 차별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반드시 접해야만 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우리는 저때보다 나아졌을까? 우리 사회는, 저때보다 건강해졌을까?

 

과연 지금은 '여행자'가 없을까?

 

당신들 때문에 내가 불행 공동체에 빠져버렸잖아! 나는 보통 독일 사람과 다른 점이 전혀 없지만, 당신들은 정말 다를지도 몰라.

본문 p. 251

필자가 책을 읽으며 경악했던 수많은 구절 중 하나다.

외적으로는 유대인처럼 보이지 않는 질버만. 그는 이제 자신과 같은 유대인들을 원망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읽는 내내 착잡하고 속상했던 소설이다.

스포일러가 될까 결말을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그저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 글에 담고 싶다.

 

우리는 왜 우리와 다른 누군가를 끊임없이 억압하고 착취하고 못살게 굴며 일생을 보내는 걸까?

우리는 왜 다름을 인정하지 않을까?

그 물음에 대한 근본적인 대답과 해결책을 찾으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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