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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하는가?

[eBook] 개미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하는가?

김수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문송하다는 말이 있다. 문과라서 죄송하다는 말이다. 문송한 40,50대 남성들은 퇴직 후 치킨집을 차리거나 개인전업투자를 한다. 자영업도 체력이 많이 요구되기에 나이가 많아서 혹은 회사 사주로 이익을 본 경험이 있는 남성들은 주식, 선물, 옵션 등의 전업 투자를 한다. 그리고 찾아가는 곳이 매매방이다.

 

이 책은 매매방에서 전업주식투자자들을 옆에서 보고 관찰한 인류학자의 경제인류학 책이다.

 

집에만 있기는 눈치가 보여서, 남자라면 당연히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매매방에 돈을 내고 주식을 한다. 집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매매방에 가면 삼시 세끼 밥을 챙겨야 하는 부인의 눈치를 안 볼 수 있고, 옆에 앉은 사람도 나와 같은 일을 한다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주식 이야기의 결말이 그렇듯, 매매방의 90%의 멤버들은 원금을 까먹고 매매방을 떠난다. 개인이 기관이나, 세력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지만 무엇보다 내 돈을 걸로 한다는 심리적 압박에 기존에 세워뒀던 기준을 무너뜨리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주식과 중장년층 남성에 대해 심도 있게 잘 다룬 책이었다. 특히나 주식을 조금이라도 해봤다면 손절을 하지 못하는 심리에 크게 공감할 거다.

 

중년 남성 개인전업투자자의 주식 투자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청년 세대의 주식투자에 대한 인식과는 사뭇 다르다. 젊은 세대는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와 도전을 적어도 부끄럽게 그리고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어린 나이지만 열심히 투자해 '경제적 자유'를 성취하겠다는 도전으로 주식투자를 생각하는 것이다. 얼마 전 불어닥친 비트코인 광풍 또한 '성공'과 '대박'을 향한 젊은이들의 열망을 반영한다. 비록 결론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떡락'하여 미처 손절하지 못한 매수자는 '존버'하게 되었더라도, 청년 세대는 중장년 세대와 다르게 '투자를 한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으며, 오히려 자부심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중장년 개인전업투자자와 청년 투자자의 태도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 중장년 개인 전업투자자는 그 자신부터 투자를 '투기와 도박'으로 보는 부정적인 인식을 체화한 것은 아닐까? 이들은 개발독재와 고도성장 시기를 거치며 땀 흘려 부지런히 일해 '정직한' 부를 일구는 것이 올바른 가치란 믿음에 길들여져 있을 수 있다. 이들이 살아온 시기에 근면한 노동과 합당한 보상의 등식이 성립했던 것은 아니지만, '정직한'노동을 통해 가족과 공동체에 기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관념에서 이들이 자유롭지 못한 것은, 이것이 공동체의 성실한 '부 일구기'나 근면-자조-협동에 배치되는 것이라는 평가에 익숙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또한 '정직한' 부를 일구는 노동자를 업악하고 착취하는 유산계급의 타도를 외치던 당대 민주항쟁의 시대정신의 영향으로, 유산계급의 특권으로 인식되던 '돈 놓고 돈 먹는' 불로소득은 정의롭지 못하다는 인식을 내면화한 결과 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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