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시간의 독서로 누구러들지 않는 어떤 슬픔도 알지 못한다" 샤를 몽테스키외
나는 이 문장이 가장 와닿았다. 기쁜 일보다 슬픈 일이 많았고 고통스러운 일들이 많았던 내 인생에서 독서는 그 고통들과 슬픔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해 주었고 지금도 견디게 해 주고 있다.
최근에 읽은 책과 관련된 책 중에 그 스토리가 마음에 와닿는 책이었다. 가장 친한 친구가 책 이야기를 해 주는 그런 책을 읽고 있는 것 같았다. 읽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라서 그런지 지금 같은 추위에 내 마음 녹여주는 호빵 같은 맛있는 이야기가 순식간에 없어져 버렸다. 벌써 끝이었다.
읽고 나서도 너무 아쉬워 학교 신발장 앞에서 친구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서 신발을 가라신지 못한 기분이었다.
누군가 내게 책을 한권 추천해달라고 하면 황보름 작가의 매일 읽겠습니다를 읽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좀더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선물을 해주고 싶을 정도로 나는 잘 읽었다.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는 사람에게 이만큼 친절한 에세이를 만나는 것은 오랜 친구를 우연히 길에서 마주치는 것만큼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 혼자 몰래 나만 읽고 싶을 정도로 독서를 하면서 나도 고민했던 이야기들이 여기에 있었다.
특히 밑줄 그으며 읽기 편에서는 어떻게 하면 읽은 책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도록 할 수 있을까라는 작가의 고민이 나의 고민이기도 했다. 눈이 기억하는 것보다 손이 기억하는 것은 좀더 오래 갔다.
그런 나의 고민은 나의 방식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는 책을 읽고 나서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콩나물에 물을 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은 콩은 컴컴한 공간에서 매일 한번 두번 스쳐 지나간 물이 자신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 물이 매번 스쳐지날 때마 느꼈던 감정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머리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것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것이 자신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었다. 서로가 어떻게 변할지는 얼마나 많이 읽고 많이 느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page99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찾은 '지극히 사소한 기쁨'의 힘을 기억하려 한다.
그 자리에 땅을 파고 묻혀 죽고 싶을 정도의 침통한 슬픔에 함몰되어 있더라도, 참으로 신비로운 것은 그처럼 침통한 슬픔이 지극히 사소한 기쁨에 의하여 위로된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