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을 읽으면 좋은 점이 여러 사람의 생각을 모아서 나의 생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또 한번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인간에 대한 의심을 할 수 있어야 인간이 보인다. 사람을 의심하라는 것이 아니라 인간 존재와 그로 인한 여러가지 특성에 대한 의심을 함으로써 인간의 선악적 특성과 다양한 관계들 속에서 겪게 되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적 특성들 그리고 환경적 요인들이 작용하여 만드는 인간의 고유한 특성들을 성선설이나 성악설처럼 어떤 한가지로 특정지으려는 시도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성선설이나 성악설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인간의 고유한 특성을 지식인들이 어떤 특정한 것(정답)으로 단정지으려고 했던 수많은 시도들이 이 책 뿐만 아니라 수많은 학자들이 인간 본성에 대한 이론적인 체계를 세우려고 했던 시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이 글을 통해 알려 주고 싶었다. 나의 생각이 시간이 지나면 틀릴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나는 나의 생각들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을 것 같다
간단히 예를 들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고통을 없앨 수 없다는 것과 죽을 때까지 행복하기만 하며 살아갈 수 없다는 것만 봐도 우리가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감정들은 시시때때로 변화하게 되어 있다. 인간의 감정은 한가지일 수 없고 멈출 수도 없는 것이다. 그 감정들과 인간의 본성(선악)들이 서로 끊임없이 작용하며 인간의 행동과 말을 결정하고 있었다. 그 결과가 비록 나쁠 때도 있었지만 좋을 때도 있었다는 것을 이 책뿐만 아니라 수많은 역사는 말하고 있었다.
인간의 본성이 어떤 난관(재난,전쟁,기아,전염병)에 부딪혔을 때 어떤 감정들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신은 인간을 어떤 한가지로만 치우치도록 만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속절없이 죽어가고 있고 누군가는 코로나를 막아내기 위해 누군가는 코로나를 치료하기 위해 누군가는 전염병보다는 먹고 사는 일이 더 중요한 것처럼 인간을 어떤 선악의 특성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선은 악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고 악은 어떻게든 자신의 욕망과 자기보호 본능대로 행동하고 인간을 통제하게 한다.
그렇다고 악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동물이 먹고 살기 위해 먹고 먹히는 관계를 악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동물의 생존 본능일 뿐이다. 인간도 동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선악은 인간이 가진 본능일 뿐이다. 선악이 없다면 인간은 오히려 인간답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때론 선하면서 때론 악한 인간의 모습이 서로 교차하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기에 삶은 고통스럽고 번뇌와 좌절과 혼돈의 삶을 반복하며 자기만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행복한 인생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나이가 들면 깨닫게 된다. 오히려 행복하지 않은 인생속에서 인간이 발견하지 못한 숨은 보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이 있다. 나는 스스로가 괴롭고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지금 그것이 내가 가진 행복이었다. 나의 고통만 바라보지 말고 그 고통을 나의 생각에서 멈추고 내 주위를 둘러보니 나는 너무 행복한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