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이고 왠지 한하운 시인의 시집인 줄 알고 이 책을 읽게 되었지요~
그러나 이 책은 한하운 시인의 시집이 아니라, 한하운 시인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시인의 삶을 이야기하는 책은 많지 않은데 이 책은 특별히 한하운 시인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나름 재미나게 읽었답니다. 한하운 시인은 1920년 3월 10일 함경남도 함주군 동천면 쌍봉리에서 태어나났어요. 한하운 시인의 본명은 한태영이랍니다. 이제 강점기에 태어났지만 집안이 부유한 편이라 어려서는 어려움 없이 자랐지요. 어려서 책을 읽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시인은 이리 농림학교 지금의 전북대학교 농대에 진학을 하였지요. 일본 교사들과 일본 학생들의 차별과 횡포가 심했어요. 낮에는 육상부에서 운동하고 밤에는 문학 공부를 하던 어느 날 몸쓸 병이 찾아왔어요.
"안타깝지만. 나병이네."
나병이란 한센병을 말해요.
한센병은 여러 해 동안 잠복기를 거쳐 피부. 코. 목구멍. 눈. 뼈. 근육 등으로 균이 침투하여 곪게 만드는 감염병이에요. 감염된 곳이 옮아 궤양이 되면 뼈도 무너져 내린답니다.
이 병에 걸린 사람은 문둥이라고 불리고도 했어요.
문둥이는 '뼈마디가 문드러진 사람'이라는 뜻으로,
한센병 환자를 속되게 늦춰 부르는 말이에요.
한센병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던 한하운 시인은 '구운 운' 앞에 '어찌 하'를 붙여서 '자유롭게 떠다니는 어떤 구름'이라는 뜻의 이름 한하운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짓는답니다.
파랑새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어
푸른 하늘
푸른 들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울음
울어 예으리.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리.
파랑새는 시인의 힘들고 아픈 현실을 노래한 시였어요. 한하운이라는 이름의 뜻을 읽고는 '파랑새'가 이렇게 탄생한 시이구나 느껴졌습니다. 집안에서도 자유롭지 못했고 사랑하는 어머니가 돌아가셨음에도 장례식에 같이 할 수 없던 한하운 시인은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네요. 몸이 아픔에도 부당한 현실에 소리를 냈던 한하운 시인이랍니다. 한하운 시인의 시는 '파랑새'만 알고 있었는데 파랑새 말고도 여러 편의 아름다운 시를 쓰셨답니다. 마흔 살이 되던 해에 한센병 음성 판정을 받고 출판사를 차려 열심히 글을 쓰며 지내셨는데 간경화라는 또 다른 병에 걸리셨답니다. 1975년 2월 28일 한하운 시인은 파랑새가 되어 푸른 하늘 푸른 들을 자유롭게 날아가셨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아름다운 글을 쓰며 열심히 살아갔던 한하운 시인의 삶이 큰 울림을 주네요. 한하운 시인이 지내셨다는 소록도에 가보고 싶어집니다. 한하운 시인을 자세히 알 수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