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일이 장모님 생신이었는데 모르고 지나쳤다. 서울에 올라오셔서 같이 생일모임을 하기로 했는데, 다른 일정으로 취소되면서 머리속에서 잊혀졌다.
다음날 장모님이 전화를 하셨다고. 큰 딸을 시작으로 각지의 가족들에게 전화가 차례로 오는데 막내 딸에게만 안왔다고..서운한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이 있나싶어 걱정하셨다고.
아내가 나보고 전화해보라고 한다.
"아니야 난 무슨 일이 있나 걱정되어서..자네 생일이 내일이지, 축하하네.."
민망해서 얼른 지오를 바꿔드렸더니 지오가 "어제가 외할머니 생일인데 잊여먹어서 죄송합니다"하고 또렸하게 말했다. 그러더니 얼굴이 붉어지며 약간 울먹하려고 했다.
지오가 한 일주일 전부터 11월 3일이 아빠 생일이라고 노래를 부르고 다녀서, 어린이집 선생님도 지오엄마를 보고 '오늘 지오아빠 생일이신가봐요'라고 말했다고.
직접 그린 그림을 아빠 선물로 줬다.
달력보고 옮겨 쓴 날짜와 이름, 그리고 로켓트가 있다.
근데 왜 로켓트를 그린거야?
"응, 아빠는 최고로 멋있는데, 최고로 멋있는게 로켓트잖아"
...난 좀 감동.
아...정말 내가 최고로 멋있나보다.
(행복한 왕자님 흉내내는 것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