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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건축
쿠마 켄고 저 | 안그라픽스 | 2010년 07월

 

 

 

 

 

 

 

 

자연 소재

 

어떤 사람들은 콘크리트도 자연 소재라고 한다. 주재료는 모래, 자갈, 철, 시멘트이며, 시멘트도 석회석이 주원료이기 때문에 자연 소재를 조합시켜서 만든 것이 콘크리트라는 논리이다. 자연 소재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자연과 인공과의 경계는 사실 애매하다. 플라스틱 등의 석유 제품이라고 한들 원래는 땅속에 존재하는 어떤 죵류의 생물이 모습을 바꾼 것이고, 가공의 유무로 자연과 인공의 선을 그리려고 한들 지금 인간의 손이 가해지지 않는 소재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 소재인가 자연 소재가 아닌가의 경계는 지극히 모호하다. 거기에 선을 긋는 행위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선을 긋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만들어지지않는다. 우리들은 선 끝에 가지 않으면 안된다. 자연스러운 건축은 자연 소재로 만들어진 건축이 아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콘크리트 위에 자연 소재를 붙인 건축은 더더욱 이니다. 어떤 것이 존재하는 장소와 행복한 관계를 가지고 있을 때 우리들은 그 자체를 자연스럽다고 느낀다. 자연과의 관계성인 것이다. 자연스러운 건축은 그것이 지어지는 장소와 행복한 관계를 가지는 건축이다.

 

그렇다면 행복한 관계는 무엇인가? 그 장소의 경관과 친숙해지는 것이 행복한 관계라고 정의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 정의는 건축을 표상으로 취급하는 건축관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장소를 표상으로 취급할 때, 장소는 경관이라고 하는 이름으로 불린다. 표상으로서의 건축과 경관이라고 하는 표상을 조화롭게 하려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지지 않으면 안된다. 표상에 대해서 논의하면 할수록 우리들은 장소에서 떨어져 나와 시각과 언어를 사용해서 장소라고 하는 구체적이면서 실질적인 존재에서 멀어져 간다. 콘크리트 위에 마감을 붙이는 방법으로 '경관에 조화된 건축'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그것을 알아차렸을 때, 나는 경관론이 불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장소에 뿌리를 내리게 하고, 장소와 접속하기 위해서는 건축을 표상으로서가 아니라 존재로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단순하게 말하면 모든 것은 만들어지고(생산), 그리고 수용(소비)된다. 표상은 존재하는 것이 어떻게 보일지의 문제이며 그러한 의미로 수용되는 방법이며, 수용과 소비는 인간에게 유사한 활동이다. 한편 존재는 생산 행위의 결과이며, 존재와 생산은 불가분한 관계이다.

 

 

 

자연스러운 건축 (쿠마 켄고 지음) 23-24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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