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를 꿈꾸는 젊은 친구들에게 권하고픈 책을 생각해봤다.
1.
도쿄 대학 공학부 건축학과 안도 다다오 연구실 편/신미원 역 |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동경대학 건축학과 교수로 있던 시절에 학생들에게 들려주고싶어 기획한 특강을 책으로 만든 것으로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자신의 젊은 시절과 건축을 이야기한다.
안도다다오는 인맥도 넓은지 잘난 건축가들와 친교를 잘도 맺고 있어서 프랑크 게리, 장 누벨, 도미니크 페로 등 건축계의 초특급 스타들이 차례로 강의실에 나타난다.
아이오 밍 페이(Ieoh Ming Pei)까지 나올때는 나도 좀 놀랐다.
그래서인지 특히 이 老건축가의 강의가 흥미롭고 인상적이었다.
이제 시작하려는 젊은이들에게는 깨달음 보다는 자극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깨달음은 언젠가는 스스로 알아서 얻을 것이고..
실제로 제임스 프리드라는 명망높은 건축가는 언젠가 학창시절을 회고하면서 세계 최고의 거장(미스 반 데 로에)이 유럽에서 자신이 다니던 (당시만해도)미국 촌구석 학교로 부임한 사실을 믿을 수 없었으며, 그가 자신이 앉아있는 제도판 뒤에 서서 자신의 도면을 한동안 바라보고 인상을 찌푸리리는 것 만으로도 밤을 세워가며 자신의 미비함을 고치려고 필사적이었다고 했다.
이 책이 다소는 그런 자극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2.
건축가 뿐만이 아니라 디자인에 관련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책으로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개념을 잡고 숙고하는데 도움이 된다.
디자인이라는 것의 의미와 이 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인터뷰 형식으로 여러 인물들의 말이 나오는데 깊이있고 내용이 충실해서 정독해가며 찬찬히 봐야할 책이다. 생각보다 만만치않다.
3.
이 책은 건축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에게도 권하고 싶다.
지은이는 건축에 대한 평론과 칼럼을 쓰는 건축평론가로 맛깔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르게 말하면 말이 좀 많긴한데..
건축의 가치, 중요성, 의미, 건축이 뭐가, 왜 문제가 되는 것인지..건축에 대한 시각의 지평을 넓히는데 도움이 된다.
건축이야 방 따듯하고, 철근 빼먹는 짓 하지말고 양심껏 튼튼하게 보기좋게 짓고 그러면 되는 것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보시면 특히 좋을듯.
글이 쉽고 친절하다.
문제는 이 책에 등장하는 건축물들 중에 듣도 보도 못한 것들이 있을 수 있어서 그에 대한 설명도 와닿지 않아 답답할 수 있는데, 책 안에 사진과 함께 인터넷등을 통해서 좀 찾아보면 어렵지 않게 진도가 나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