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자에 대해 깨달았지만서도,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역시 '법의학 앞에 완전 범죄는 없다'파트이다. 50쪽에 걸쳐 풀어낸 이 스토리를 사실 '흥미롭다'고 표현하기도 꺼름칙하고 죄송하지만, 어쨌든 이 부분이 수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집어든 이유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당혹스러웠던 부분은 자살에 대한 부분이다. 파트의 제목은 '자살, 남겨진 자가 해야 할 것들'이었는데, 제목과 달리 자살 유가족들에게 너무 잔인한 파트였다. 자살한 순간 대부분이 사람들이 후회한다는 문단은 자살 유가족들의 가슴을 후벼파는 일아닐까? 남겨진 자들이 법의학자들을 의미한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이런 문장들이 담긴 줄 알았다면 이 파트는 제외하고 읽었을 것 같다.
이 책에 굳이 별점을 매기자치면, 이 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점수가 달라질 듯하다. 위에서 말한대로 정말 교양강의를 듣는 마음으로 집어들어서 끝까지 읽는다면 꽤 괜찮은 책이고, 어떤 깨달음이나 법의학에 대한 깊은 궁금증에 책을 든다면 별 3개도 아까울 책이다. 하지만 교양서이니 이해하고 꽤 괜찮은 책으로 남겨두고 싶다. 특히 안락사에 대한 고민은 단순히 인간으로서의 고민보다는 법의학자로서의 고민이 잘 담겼다. 그 파트만으로도 이 책에 의미를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