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소개하는 메타버스의 종류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증강현실, 라이프로깅, 거울세계, 가상세계. 읽다보니 메타버스라는 용어만 익숙하지 않았을 뿐, 이미 일상에서 많이 접해온 것들이었다. 특히 거울 세계는 해본 적은 없지만 게임유튜브를 통햐 간간히 접하던 것이었다. 사실 좁게 보면 심즈도 그 안에 포함되는게 아닐까싶다. 현살을 가상으로 옮가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미 온라인이 활성화 되어온 시기부터 유구하게 이어져온 인간의 자연심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뭐, 어쨌든 나랑은 큰 상관없는거 아닐까? AR, VR도 아직 벅차다...라고 생각하고있었는데, 근래 회사에서 있었던 분소 개회식이 메타버스로 이뤄졌다. 참여하지않아 몰랐는데 화사 커뮤니티에서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보수적이라고 생각한 곳에서조차 메타버스를 이용하고 심지어는 반응이 좋았을 정도로 메타버스는 이미 실생활까지 들어왔다는 걸 알게되었다. 알아야 할 세계가 어쨌든 늘었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 대해 많은 예측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확실한 변화는 온라인 세상의 첨예한 개입이 아닐까. 많은 일들이 이미 온라인으로 옮겨가고있고 그 과정에서 메타버스와 같은 기술의 전반적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 흔히 말하는 언택트 시대의 덕택으로 빠른 확산을 보이는 메타버스도 이제 확실히 소통의 도구로 자리잡고있다.
메타버스는 다른 세상이고, 난 오프라인 인간이라고 믿는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이 책을 보고 흠짓했을 듯 싶다. 나는 이미 너무 메타버스의 세계에서 살고있으니까. 생각해보면 버디버디와 싸이월드로 이미 단련이 된 우리 아닐까? 이런 면에서 완전히 창조된 기술은 없다는 게 실감이 난다.
이 책의 마지막에서 메타버스의 그림자에 대해 소개한다. 어떤 세계가 도래하든 빛과 그림자는 언제나 존재한다. 그 그림자를 어떻게 통제해나가느냐에 따라 부수적으로 피해를 볼 사람이 줄 것이다. 지금까지의 역사를 봤을 때 새로운 기술은 항상 새로운 형태의 폭력을 선사했다. 메타버스도 온전히 새로운 세상은 아니기 때문에, 어떤 폭력이 수반되는지 예상이 간다. 작가의 상상력이 덧붙여 기술된 마지막 장이 내 생각과 다르지 않다. 항상 기술이 세상보다 빠르게 변화한다는 말은 틀에 박힌 이야기지만 그 파급력은 엄청나다. 하지만, 메타버스가 선사할 새로운 소통의 세계도 기대되는 건 매한가지이다. 메타버스가 팽배해진 온라인 세계에서는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게될지 궁금하다. 지금 싸이월드의 추억으로 많은 사람이 살아가듯이 메타버스도 새로운 추억을 하나씩 선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