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러비드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내용 자체에 대한 흥미보다는 작가의 이력이었다. 아직은(사실은 아직도) 인종적 혐오의 시선이 가득했던 사양사회에서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토니 모리슨이 작가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 빌러비드는 작가의 대표작이었다. 실제로 몇 차례에 걸쳐 미국 최고 소설로 뽑히기도 했고, 베스트셀러에도 올라있었다.
빌러비드는 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로, 여성 노예에 첨착되어 쓰여진 글이다. 소설 속에서는 미국의 한 여성 노예가 네 명의 자식을 데리고 오하이오 강을 건너 다른 곳으로 도망쳤다. 많은 사건을 거치며 결국 그녀는 친척에게 신세를 지게되었으나 곧바로 뒤따라온 노예 사냥꾼과 보안관의 추격에 끝내 붙잡힐 위기에 처하자 자식을 노예로 살게 하느니 차라리 자기 손으로 죽이겠다라는 생각을 굳히곤 두 살인 딸의 목을 베었다. 이 사건은 '마거릿 가너 사건'이라고 명명되곤하는 실제로 일어났던 일로서, 작가는 실제 사건을 베이스로 두면서 소설의 사실성을 더했다. 다만, 마거릿 가너의 경우 체포되어 미국 사회에 큰 영향을 주었고, 특히나 재판기간이 2주 정도로 길어지면서 마거릿 가너를 자연인 자체로 볼 것이나, 도망노예로 볼 것이냐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졌다. 그러나 이러한 논쟁끝에도 결국 마거릿 가너의 경우 자연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였다.
빌러비드 속 세서는 이러한 사건을 베이스로 가진 캐릭터로서. 유령이 등장하는 124번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간다. 후반에 노예폐지론자들은 세서를 풀어주라는 청원을 하기도 했으나, 세서 역시 그 신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세서는 과거의 고통에 몸부림치기도 하며 살아간다. 세서라는 캐릭터를 보면서 현재까지도 흑인들에게 백인들은 어떤 존재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한 사람이 죽으면 그 고통은 끝나는 걸까? 빌러비드의 존재가 그 고통이 끝나거나 사라지지 않음을 방증하는 것 같다.
비록 소설은 복잡한 내용이었으나, 작가가 말하는 이야기는 선명하게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