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나 산문과 달리 시의 묘미는 단어 하나, 글자 하나의 함축적 의미를 상상해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저 여리고 부드러운 것이'라는 제목 아래에는 어린아이가, 그리고 표지의 하단에는 꽃 한 송이가 그려져 있다. 표지만 봐도 작가가 생각하는 여림과 부드러움의 대상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데, 친절한 작가는 한 줄 덧붙여 설명하고 있다.
-풀꽃 시인 나태주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우리 시-
그렇다. 이 시집은 나태주 선생님의 시뿐만 아니라 선생님이 평소에 곁에 두고 읽고 싶어서 필사해 두었던 시 중에서 아이와 어른이 함께 머리를 마주 대고 읽었으면 좋겠다 싶은 시들만 골라서 묶은 것이다. 그래서 교과서에 실렸던 유명한 동시부터 어린아이가 직접 쓴 시, 윤동주와 같은 유명 시인이 쓴 시까지 다양한 장르의 시가 담겨있다. 한편마다 선생님의 짤막한 감상평이 적혀있어 시집과 에세이를 동시에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태주 선생님의 새로운 시를 접하고 싶었던 독자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나태주 선생님이 추천하는 시를 읽으며 감상평까지 읽고 있으면 마치 미술관에서 도슨트의 해설을 듣고 있는것처럼 시 박물관에서 시인의 해설을 듣고 있는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