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살아가며 항상 새로운 세대의 학생들을 맞이하는 교사라는 직업은 그 변화의 흐름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자리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능력이 교사보다 더 뛰어난 제자들과 몇 년 지나지 않아 새롭게 개정되는 교육과정을 들고 기존과는 다른 관점에서 학교를 바라보는 학부모님들과 함께하는 교육은 교사들에게도 어려운 과제이다. 시대적 변화와 사회적 변화 그리고 구성원들의 인식변화에 걸맞은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교육도 변화해야 한다는 자성이 쏟아져 나왔고, 이는 교육운동으로 전개되었다. 그 큰 흐름 중의 하나가 바로 교육과정 재구성을 기반으로 한 교사 교육과정이다. 10여 년 전부터 교육과정 재구성에 관한 각종 연수와 교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교육과정 재구성이라는 과제에 내던져진 선생님들은 매번 연수를 들으면서도 ‘왜 해야 하는가?’와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15개정 교육과정이 등장하고, 미래교육에 대한 논의들이 지속되면서 이제 교사교육과정, 만들어 가는 교육과정이라는 용어는 교사들에게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학습자 개개인에게 적합한 수업,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수업에 대한 논의들이 지속되었다. 배움에 대한 열망으로 교사 스스로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인 또는 집단적으로 연구하는 문화가 조성되었고, 학교라는 공간적 제약과 교과라는 한계를 넘나들며다양한 시도들을 시작했다. 이 책은 이렇게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필자들의 경험을 성찰하는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들이 담겨있다. 이제 막 발령받은 신규교사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사교육과정의 개념과 필요성에서부터 시작하여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는 역량, 성취기준, 평가 등의 핵심용어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뒤쪽으로 넘어가면 실제 재구성 사례들을 통해 교사교육과정에 대한 방향성을 얻을 수 있다.
여타의 책들보다 눈에 띠는 점은 일본, 싱가포르, 캐나다 등의 해외 사례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의 사례들을 보면 배움과 앎에 대한 고민이나 자유학기제와 같은 제도들이 도입되는 배경과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 새로운 시야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학급 교육과정과 교사 교육과정은 과연 무엇이 다를까?’와 같이 교사들이 궁금해 할 만한 주제나 현재 교육계의 이슈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점도 가독성을 높인다. 평소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지만 딱히 속시원하게 질문할 곳이 없었던 교사들의 가려운 부분을 속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지침서가 그러하듯 이 책을 읽는 다고 해서 교사의 수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이 책이 가지는 한계일 테지만 적어도 이 책을 통해서 기본적 이론과 기반을 튼튼히 다질 수 있을 것이다. 기본 재료들을 어떻게 교육과정에서 녹여낼 것인지는 이 책을 읽는 독자의 몫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