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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사냥

[도서] 인어 사냥

차인표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해결책] 차인표 장편소설 인어사냥 feat. 한국형뉴판타지 글로쓴영화 


아이들의 책을 읽거나 아이들을 위한 책을 읽던 최근 독서패턴이 갑자기 내가 궁금한 이야기로 튀어버렸다 처녀시절.. 그리고 아이가 있기 전에는 소설책을 참 좋아했는데 그 중에서도 판타지나 아름다운 소설들을 즐겨봤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다 그런데 어느순간 왜 그것들이 땅에 스며들듯 사라졌는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 인생에서 내가 사라지고 아내, 엄마라는 이름표가 더 빛나는 순간을 마주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어쨋건 그러한 생각들 속에 있던 나의 독서욕을 자극한 문구는 "차인표 장편소설" 이라는 문구였는데, 사실 나의 유년시절 "오빠" 라는 이름의 배우는 아니었지만 사람됨이 참 좋다고 생각하는 몇 안 되는 배우들 중 한분이었기에 궁금해지는 책이었다는 것이 첫 호기심이 발동한 솔직한 이유인 것 같다

한국형 판타지 소설은 사실 일부러 욱여넣은 반전이나 이질감을 머금은 잔인한 묘사들로 읽어내려가면서 멈추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차인표님의 인어사냥은 그런 부분 없이 작가 이름만 보고 믿고 사는 책들의 수준에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몰입감있게 읽은 책인 것 같다

"당신은 먹겠습니까?" 

영생하는 인어 기름을 차지하기 위한 사람들의 욕심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라는 책 띠의 문구를 보며 몰입감의 불씨를 지필 수 있었는데 그것 보다도 더 나를 끌어들인 것은 흔한 공포영화에서 본 것만 같은 긴장감이 감도는 말이었기도 했다

"허락되지 않은 것은 절대로 먹지 마라."

한두장의 기사문도 아니고 약 130여장이나 되는 긴 호흡의 글을 읽기위해서는 나름의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한데 아이들이 없는 시간도 아니고 저녁상을 치운 후 잠시 앉은 쇼파에서 시작하는 것이 말이 되는 일이었던가? 하는 생각이 책을 다 덮고 나서야 몰아친다

2022년 가을에 발간된 따끈따끈한 책을 친필 싸인과 함께 받을 수 있어서 더 의미 있고 두근거렸던 책인 것 같다 

아이들의 책이 아니라 어른들의 책이기에 나는 빌런이 되고 싶지 않아 "스포"는 쏘옥 빼고 중간 중간 등장했던 글귀들만 잠시 소개를 해보려고 한다

아기 인어들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과 동생의 모습을 본 영실이가 제일 사랑했고 제일 보고 싶은 엄마와의 대화가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이다

"나무는 살기 위해 다른 생명을 해치지 않아. 태어난 땅에서 일생을 살고 다시 땅으로 돌아가지. .... 태어난 자리에서 묵묵히 세월을 견디며 자기에게 주어진 몫을 살아 내는 거야"

엄마가 나무를 참 좋아한다고 했던 말은 그냥 따뜻하고 평온한 사람으로 캐릭터를 잡아서 이야기에 공감도를 높이기 위한 설정이라고 생각하면서 책장을 넘겼는데 이 말을 읽고나니 어쩌면 이 내용은 차인표님의 어느 부분을 인용해 만들어낸 인물이라 작가의 마음과 생각이 담겨있는 것인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 속의 글귀들에서 뒷통수를 치는 반전 뿐 아니라 아! 하고 나도 모르게 내뱉을 수 있는 생각의 시놉시스를 찌릿하게 해주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인어 기름의 효력에 대한 이야기를 위해 다른 시간대의 이야기가 겹치는 스토리 구성으로 과거의 이야기들이 계속 복선은 깔아주는데 거기서 강치라는 단어를 보고 너무 반가웠다 하지만 그 뒤로 이어지는 일본인들의 잔혹한 행동들은 과거 한국사 책을 보면서 페이지 귀퉁이에 조그많게 있던 강치사냥을 하는 일본인들이 함께 찍힌 흑백사진을 떠오르게 했다

이 책을 보는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은 절대로 픽션이 아니라 팩트임을 알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그 와중에 일본의 앞잡이로 나쁜 일을 일삼는 공영감의 이야기는 더더욱 상어사건이 시원하고 통쾌하게 느껴지게까지 만들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과거 시간대에 나왔던 약한 자가 꼭 약한 자로써만 볼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사람들은 역시 다 욕심으로 시작해 욕망으로 미쳐날뛰고 결국에는 그것에 잡아먹히게 되는 것인가.. 하는 허탈감마져 들었던 것 같다 모두가 다 나약한 인간이고 또 나쁜 악역이다

"바다의 물고기도 잡은 사람이 임자이듯, 인어도 내가 먼저 발견했으니 내 것이다."

내가 돈을 주고 산 병아리라면 아파트 17층에서 던져 날 수 있는지 없는 지를 확인해도 나는 당당 할 수 있는가? 하는 궁극적인 소유에 대한 생각도 다시금 하게 되는 것 같다 아이의 책에서 읽었던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그 때 내가 했던 생각을 지금 공랑의 말에서 다시 끄집어 내 보게 된다

내가 먼저 발견한 인어라면 인어 기름을 얻기 위해 그 인어가 내 것이라 주장해도 되는 것인가? 

 


공랑을 폭행하고 가족의 목숨을 담보삼아 협박했던 어른들이 결국에는 그렇게 얻은 인어 기름을 갖기위해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고 날카로운 말을 던지며 나도 한 방울의 지분을 얻을 수 있다는 헛된 기대감에 이리저리 편을 옮겨다니며 줄을 서는 모습 또한 답답하고 화가나면서도 나의 또 다른 내면에서 공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씁쓸했던 것 같다

이 이야기는 인어 기름으로 딸을 살리기 위한 아빠와 나무를 사랑하는 엄마와 닮아 있던 아빠가 허락되지 않은 것에 욕심을 내며 점점 변해가는 것이 두려웠던 아이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한번 맛 본 인어 기름에 대한 욕망에 사로 잡혀 마음에 먹혀버린 어리석은 욕망 덩어리와 그러한 사람들의 밑바닥을 보면서 입을 닫아버린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내가 만일 영실이었다면, 인어 기름을 먹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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