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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에세이스트

나를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차라리 그렇게 믿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 옆에 천사가 산다고 믿는다. 그는 나에게 말했다. “나 실은 천사야. 너를 보호하려고 온 천사처음에는 웃었다.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쌍팔년도 작업을 거네.” 눈을 힐끗하며 쳐다봤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코로나 19로 인해 올 해는 유독 힘든 것 같다. 뭔가 하면 다 안됐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온 국민이 다 힘들어 하고 있다며 나름 위로하면서 내 자신을 토닥토닥 거렸다. 그런데 그게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자꾸 우울하게 만들었다.

 

또 떨어졌네... 올해는 진짜 되는 일이 없구나... ” 1000만 원짜리 공모전에 도전했는데, 떨어지고 다시 수정해서 500만 원짜리 공모전에 도전했는데 떨어지고... 그 외에도 많은 곳에 도전장을 냈지만 그때마다 보기 좋게 떨어졌다. 작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뭐든 하기만 하면 다 되는 건 아니었지만, 10개 중에서 1, 2개는 됐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10개면 10개가 다 떨어지는 것이다.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 익숙해질 만도 한데, 자꾸 떨어지니 마음이 아파왔다.

 

나에게는 좀 특별한 은사가 있어. 기도를 하면 그 사람에 대해서 보이는 것 같아.”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신앙심이 좋은 그가 한 말이라 솔깃하면서도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하며 핀잔을 주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핀잔을 주면서도 그의 말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었다. 뒷걸음치다 쥐 잡는 것처럼 100개 중 1~2개는 맞았던 것 같다. 나는 간절한 마음에 그에게 말했다.

 

내 기도 좀 해줘. 그리고 나에 대해서 좀 알려줘.”

 

그는 나에게 말했다. “너는 신에게 감사해야해. 너는 선택받은 사람이니까. 그래서 진짜 잘 될 거야. 이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야. 너는 분명 크게 쓰임 받는 사람이 될 거야. 많은 사람들이 너를 좋아할 것이고, 너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될 거야. 그러니까 힘내. 지금 힘든건 나중에 더 큰 일을 하기 위해서 잠시 훈련을 받는 중이기 때문에 그래.”

 

그에 말이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왔다. “! 그건 희망고문이지. 그런 허무맹랑한 말이 어디 있어! 나중에 대박 나는 것보다 지금 쪽박이라도 났으면 좋겠다!!!“ 나는 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긴 커녕 원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아서 화를 냈다. 나는 지금도 힘내며 열심히 살고 있는데 더 힘을 내라고 하는 말에 짜증이 나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의 말이 계속 귓가에 남았다. ‘내가 진짜 잘될꺼라고? 내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된다고? 지금의 고통은 나를 훈련하는 중이라는 거지? 지금 이 시기를 잘 버티면 되겠네. 다음에 다시 한 번 도전 해봐야겠다.’

 

그 후에도 천사는 내가 떨어질 때마다 나를 위해 기도하며 자신이 기도를 통해 받은 응답이라며 내게 긍정의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처음에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처럼 들렸는데, 그런 이야기도 자꾸 들으니 진짜 내가 그의 말처럼 신에게 선택 받은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떨어질 때마다 그의 메시지를 생각한다. “이 고통은 훈련이야. 분명히 이 터널만 지나면 나는 잘 할 수 있어!”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의 말은 두리뭉실하고 나에게 허황된 꿈을 꾸게 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 지금은 그런 말에 너무나도 위로를 받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나는 그를 진짜 천사라 믿기로 했다. 그리고 확신을 가지고 내 삶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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