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때 맞은편 짜장면집 아들과 순대국밥집하는 집의 딸인 나는 주로 산으로 들로 정신없이 쏘다녔다. 동생이 다먹은 분유깡통을 들곤 논뚜렁 밭뚜렁 오가며 올챙이나 개구리를 잡거나 메뚜기 사마귀 곤충등 이것저것 신기한것들을 잡았다가 금새 지겨워지면 헤어질때쯤 다시 놓아주곤했다.
그러던 어느날 개구리 다섯마리를 분유깡통에 잡아왔을때다. 순대국밥집앞에 차한대가 세워져 있는데 아마도 우리집에 납품을 하는 자재상이었던거 같다. 엄마아빠와 약간 언성이 높아지는 소리가 들렸고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나와 친구는 두눈이 마주쳤다. 그리곤 개구리 다섯마리를 꺼내 뒷다리를 끈하나로 동여맸다.
그리고 자재상 차 앞바퀴 뒷부분에 다섯마리 한뭉치를 끼웠다. 왜냐하면 차가 출발하려면 뒤로 후진을 한번 한후 출발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짜장면과 순대국은 몸을 뒤로 숨기고 자재상이 출발하기를 지켜보았다.
차는 우리 뜻대로 후진한후 개구리를 짖이겨놓았고 약간틀어서 한번더 밟아대고 출발했다.
우리는 튀어나온 내장을 볼새도 없이 뭉개지고 으스러짐에 어이가 없었고 운전자가 전혀느끼지 못하는짓을 한것이 더 미련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뒤처리도 우리몫이었다. 우리는 생명의 소중함을 가벼이 여김에 대한 죄를 지은 공범으로서 웬지 모를 낯뜨거움에 둘다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과연 무엇을 위해 개구리가 죽어야 했지? 우린 왜 이런짓을 한거야? 서로 묻고 싶었지만 답할수 없었다. 그냥 충동적이었으니까.... 그렇게 얼른 집에서 빗자루를 들고 나와 흙을 쓸어 덮는 쉬늉을 한다. 일주일 퇴근길에 두서너번 순대국에 소주 한잔 걸치고 가시는 담임선생님이 오시며 훈훈한 한마디를 건네신다. 아고 와니는 집안일도 잘 도와드리고 참 착한야무진 아이로구나 ~ 나는 착하지 않지만 꼭 그렇다고 대답하진 않는다. 네 안녕하세요 선생님 하고는 두손모아 깍듯이 인사한다 마치 착한아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