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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년생 언니와 나는 같은 초등학교 여중학교를 다녔다.

고등학교는 버스노선도 같고 전철노선도 같지만 내가 10분 정도더 먼 거리였다

내가 기억나는 것은 뒤를 돌아보며 한껏 짜증 섞인 목소리로 나를 노려보며

"야 빨리 안와? 쟤는 왜저렇게 천하태평이야 그렇게 가다가는 지각이야 

아 진짜 애가 왜저러는지 모르겠네"

늘 이런멘트를 언니가  나에게 날렸다는 것이다.

 

나는 그러면서 생각했다. 지각?  지각하는게 좀 어때서 저러지?

선생님한테서 혼날까봐? 혼나는게 뭐?

나는 많은 생각과 이것저것보고 바람도 느끼고 공기도 마시고

지나가다 아스팔트에 피어있는 꽃한송이에 안쓰러움을 표하고 

계절마다 다른 아침의 풍경을 만끽하고 그런 여유가 좋았다.

하지만 언니는 지각하는 것이 인생에 있어서는 안될 일인것처럼 

나의 이런 행태를 누구에게나 일러바쳤다.

 

그렇지만 나의 허세도 한몫했다.

나는 딱히 멘사출신의 명석한 두뇌로 수학,과학에서 상을 휩쓴다던가 

무언가 특출함이 있다던가 그런것은 1도 없었다.

눈에 뛰는게 있다면 항상 반에서 1번이었다는것?

뭐 정도......, 

그런데 내가 문학을 접하면서 시인, 작가,철학자 들의 일대기와 그 들의 삶을 마주하면서

그나이에 내가 받은 가장 큰 인사이트는 이렇게 사는건 좀 아닌데? 였다.

그러면서 나는 참 즐거운 착각에 빠져 살아던 것 같다.

어짜피 난 모범생이 될 기질도 아니었는데 구태여 모토가

모범생이 아닌 차라리 모험생이 되자 였다.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때 난 갑자기 앞길이 막막하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무엇을 하며 살것인가. 나는 돈버는 기계인가.  학교또한 적응이 어려웠다.

그래서 1학년 기말고사는 정말 다 찍었다. 공부라는걸 하지않고 시험을 치른건 아마 이때가 

처음 일 것이다.

그러니 결과는 뻔했다. 난 반에서 맨뒤에서 2번째 꼴찌를 했다.

막상 성적표를 받고 보니 놀랬다. 한 반의 명수는 약 40명 ~45명

현타가 왔다.

그래서 다시 정신을 차려 나로 돌아왔다. 

그리고 2학기 중간고사때 내실력대로 점수를 받자(아마 반에서 5등정도 한거 같다)

담임선생님이 나를 부르신다.

내가 컨닝을 해서 이렇게 실력이 나온것이 아닌가 100%확신하며 .....

나는 또 한번 놀란다. 세상이 이렇다.

그래서 다음시험때도 같은 점수대가 나오면 선생님이 믿어주신단다.

나는 역시나 다음시험에도 역시 같은 점수대로 증명해내었다.

세상에는 나를 증명해야 하고 스스로를 지켜내야 하고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느림의 미학이 이런것도 참아내는 여유를 주는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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