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무언가에 중독되어 있다. 예를 들어 4시 반에 일어나 이불 정리, 명상, 운동, 독서 등을 실천하고 인증하는 ‘갓생살기’나 더 넓어 보이고 감성 있게 방을 꾸민다거나. 저자는 자신의 일상에 녹아있는 현대의 중독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불안한 것 같다. 자본주의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도태되지 않기 위해 ‘갓생’을 외치며 살아가고, 각종 클래스를 수강하며 ‘랜선사수’를 찾는다. 또 막연한 미래의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오늘의 운세를 검색하거나 ‘사주 풀이’를 맹신한다. 불안에서 회피하거나 달랠 수 있는 수단을 찾은 결과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불안의 본질을 찾아 해결하기보다 얼렁뚱땅 그 순간을 회피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
저자가 재미있게 풀어낸 중독 문화도 재밌지만, 서늘한 사회 통찰도 이 책의 매력이다. 가령, 이케아 가구로 열심히 원룸을 꾸미는 것보다 ‘적정 수준의 주거 형태’가 보장되어야 하는 건 아닐지 또는 누구에게나 안전한 집이 더 중요한 건 아닐지 등 여러 통찰과 의문을 던진다.
독서모임에서 각자 중독된 무언가와 중독 뒤에 숨은 현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각자의 중독 상태를 이야기하며 공감하고 위안을 받기도 했으며, 우리는 왜 중독될 수밖에 없는지를 논의하기도 했다. 중독된 나를 자책하기 바빴는데, 그런 사고에서 잠시나마 해방될 수 있었다. 또, 불안할 수 밖에 없는 이 사회를 현명하게 살아내고 싶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