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북클러버
멀고도 가까운

[도서] 멀고도 가까운

리베카 솔닛 저/김현우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멀고도 가까운>은 솔닛이 접한 다양한 이야기와 엄마와의 일화들이 엮인 책이다. 솔닛이 접한 이야기는 다시 솔닛의 이야기가 되어 우리에게 전달된다. 그 이야기를 접한 독자는 다른 사람이 된다.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전하게 될까. 솔닛의 책을 읽으며 어떤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에 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어떤 책(이야기)를 읽는 건 경청하는 일이다. 그 목소리를 듣고 의미를 찾고 내재되면 다른 사람이 된다. 이건 서로에게 전하는 연대이다. 나는 누구에게 연대의 힘을 전하게 될까.

 

글쓰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하는 행위이다. 혹은 지금은 아무에게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훈날 독자가 될 수도 있는 누군가에게 하는 행위이다. (중략) 글쓰기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침묵으로 말을 걸고, 그 이야기는 고독한 독서를 통해 목소리를 되찾고 울려 퍼진다. 그건 글쓰기를 통해 공유되는 고독이 아닐까. -100p

"정말 좋은 이유가 없다면 절대로 모험을 거절하지 말자."-115p

어떤 감정이입은 배워야만 하고, 그다음에 상상해야만 한다. 감정이입은 다른 이의 고통을 감지하고 그것을 본인이 겪었던 고통과 비교해 해석함으로써 조금이나마 그들과 함께 아파하는 일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 당신 스스로에게 해 주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고통받아 마땅하다는 이야기, 그 사람 혹은 그런 사람들은 당신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 이야기들 때문에, 그런 감정이입이 차단될 수도 있다.-157p

모든 질병은 서사이기도 하다. 그것이 고대 서사시라면, 우리는 우리를 괴롭히는 것들을 무찌르고 잠시나마 원래의 완전한 몸으로 돌아가는 환상을 성취할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 비극이라면, 결국 승리를 거둔 병이 우리를 죽음이라는 낯선 영역으로 데리고 갈 것이다. 종종 마지막까지 이 둘을 구분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204p

창조는 언제나 어둠 속에서 일어난다.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일은 당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을 때만 일어나다.-273p

가끔 멋진 일이 생기고 난 직후에 삶을 되돌아보면, 인생에서 운이 좋았던 일들이 산맥으로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끔찍한 일이 생긴 후에 되돌아보면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다. 현재가 과거를 재배치하는 것이다. 삶 하나는 이야기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오나성된 이야기를 전하기란 절대 불가능하다. 삶은 온갖 사연으로 가득한 은하수 같은 것이고 우리는 지금 우리가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그때그때 몇 개의 성운을 고를 수 있을 뿐이다.-359p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YBLOGWEB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