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디아스포라 2편이라고나 할까? 저자 이민진의 전작 ‘파친코’를 이미 읽어서 저자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 서슴지 않고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나에게 새로 생긴 독서 버릇대로 제목과 목차를 먼저 읽고 나름대로 줄거리를 짐작하였다. (전에는 무작정 책 내용을 읽고 내 나름대로 주제를 판단했으나 TV에서 어느 작가의 조언을 듣고 버릇을 바꾼 다음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읽어도 내가 짐작한 줄거리가 나오지 않아서 당황하였다. 혹시 열린 결말로 끝나는 소설이 아닐까? 아니면 제목이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이니까 주인공이 백만장자 근처에 가는 성공 소설인가? 주인공 케이시가 온갖 역경을 다 이겨내고 결국은 부에 대한 갈망을 이루는 소설인가?
그러나 책장을 넘기다 보니 월스트리트를 묘사하는 장면이 나왔다. 주인공 케이시가 거기에서 일했다. 면접을 보면서 공짜 음식이 나왔고 사무실의 월터라는 브로커 하는 말이 등장했다. “~ 부자들은 공짜라면 사족을 못 쓰거든요”. 이 말에서 제목이 나오지 않았을까? 이건 어디까지나 내 추측이다. 저자는 글을 써서 이미 탈고해서 책까지 나왔으니 그것을 읽고 해석하는 것은 독자의 생각대로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닌가? 특히 소설책은 더 그렇지 않은가? 암튼 나름대로 제목에 대한 추리를 해가면서 계속해서 책을 읽어갔다. 케이시를 둘러싼 다양한 군상(群像)들이 등장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펼쳐나갔다. 그들은 주로 한인 이민자와 2세들이었다. 물론 백인들도 함께 등장하여 이야기를 풍성하게 이끌었다. 조셉, 리아, 티나, 엘라, 테드, 데이비드, 사빈, 은우, 철 등 한인과 그 2세들과 휴, 제이, 데이비드 등 여러 미국인이 등장했다.
책장을 덮으며 생각해보니 케이시의 인생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서문을 다시 읽어보니 “이 소설은 독립과 화려함, 로맨스를 갈망하는 젊은 몽상가가 뉴욕에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 여성이 거기서 무엇을 찾게 되는지 탐구한다.”라고 쓰여있다. 저자가 서문에 써 놓은 대로라면 그냥 삶을 나열하는 선에서 그치고 말 것이다. 그러나 1권의 마지막 부분에서 은우가 케이시에게 하는 말 “~ 네가 백만장자가 되고 내가 형편이 쪼달리면 날 도와줘, 알겠지?” 이것이 혹시 2편에서 반전을 암시하는 부분이 아닐까 하면서 2편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