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주변의 돌봄이 없는 존재가 고아가 아닐까? 보통 부모로부터의 돌봄이 기본적일 것이고, 범위를 확대한다면 사회의 돌봄이 간절한 존재들이 고아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펼쳤다. 나의 기대는 우리가 몰랐던 소외된 존재들이나, 아니면 조직들이 등장하지 않을까? 더 나아가서 지리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떤 이유에서든지 고립된 나라들까지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동물이야기. 말 그대로 고아였다. 흔히 말하는 고아는 사람을 두고 하는 단어이지만 이 책에서는 동물을 대상으로 고아라는 단어가 선택되었다. 참신한 주제였다. 내 구미를 확 끌어당기면서 책의 내용에 집중하게 했다.
“지구의 고아”란 명칭은 과하지 않게 나에게 다가오는 이미지였다. 전 지구적으로 돌봄이 필요한 존재들. 곧 우리 인간들이 관심 가져주기를 바라는 여러 이야기들이다. 코뿔소, 불곰, 코끼리, 흑곰... 주로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들의 이야기가 전개되어 있었다. 물론 나무늘보, 삵 같은 존재도 있었지만... 어떠어떠한 인간의 필요에 의해 이 동물들을 살상하여 수많은 동물 고아를 양산하고 있으며, 그 고아들을 돌보는 동물 고아원이 전 세계적으로 위치하고 있으며 그곳을 찾아 남아공, 러시아, 스리랑카, 대만 등을 다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곳에서 만나는 동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곁들여져있다. 물론 코스타리카의 고아원도 소개되고, 간간히 짐작 가능한 구절이 소개되는 남극, 북극, 아프리카 등의 지명도 언급되고 있다. 이러한 곳 뿐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가 멸종을 하게 되면 생태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은 자명한 일이다. 나무늘보나 삵 같은 생태계 중간 연결고리도 마찬가지지만. 이러한 생태계의 변화는 결국 지배종인 우리 인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일이 자명할진데 우리 인간들은 애써 모른 척하고 오늘도 지구의 고아들을 양산해고 있는 것이다.
수없이 많은 어린 동물들이 이 시간에도 부모를 잃고 있다. 사라진 그들의 부모는 인간의 입맛을 위해, 눈의 즐거움을 위해, 뇌리에 박힌 미신을 위해 하나 밖에 없는 자신들의 목숨을 내놓아야만 했다. 인간의 목숨도 하나요. 동물의 목숨도 하나인데...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단순히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일 뿐 동물애호가도 아니요. 환경지킴이도 아니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마치 내가 동물애호가 같다. 이것이 독서의 힘이다. 책을 읽음으로써 전혀 관심 밖의 일도 조금씩 관심이 생겨난다. 이 책을 읽으며 동물보호와 환경보전과 연계성을 생각해본다. 그렇다고 애완동물을 지나치게 사랑하자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