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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내가 죽은 집

[도서] 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저/이영미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익히 들어온 명성만큼이 실망시키지 않는 플롯!!

히가시노 게이고..나에겐 먼 이름이었고 연이 닿지 않는 이름었는데, 이 한 권으로 나는 그의 팬이 되기로 단연! 결심하기에 이른다.

 

36가지 재료를 얹은 영양 만점의 피자를 먹다가  '질리는군~' 싶을 때, 한 잔 쭈욱 들이키는 맥주나 콜라가 주는 개운함!!

몸에 좀 나쁜 줄이야 알지만  알콜이나 탄산의 중독성있는 유혹에는  영양만으로 채워질 수없는 그 무언가가 분명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 추리 스릴러는 가끔 마셔주어야 하는 지방이 쌓이지 않는 중독성 있는 유혹이다.

 

추리 스릴러의 힘은 이완된 신경세포들을 바짝 곧추세워서는  흐트러짐없이 끝까지 끌고 가는데 있다고 생각하는 바,

느슨해지기 시작하면 지는 것이다.

이완과 긴장의 적절한 구성이야 말로 진정한 스릴러의 묘미가 아니겠는가..한다면, (그럴수도 있겠으나..) 이완에서 나와버린 하품은

긴장된 세포들을 한꺼번에 섬멸해 버리는 괴력을 가졌더라고 반론을 제기하고 싶어진다.

질질 끌지 않는 날선 긴장감으로 넘기는 책장의 속도감만이 살 길 이라고 나는 분명히 말해주고 싶으니 말이다.^^

 

현재 진행형인 내가 과거완료형으로 나타내어지는 복선이 깔린 제목에서 부터 호기심은 바짝 고개를 쳐들고

표지가 풍기는 음산함은 제대로 초대받았다는 흐뭇함을 던진다.

 

고등학교때 부터 6년간 사귀다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말한마디로 헤어진 사야카에게서 걸려 온 전화 한통으로

7년만에  재회하게 된 '나'는 사야카의 부탁으로 함께 아버지 유품에서 나온 지도에 그려진 집을 찾아 나서게 된다.

사야카에게는 유실된 어린시절이 있었고, 그곳에서 유실된 어린시절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옛 연인이었고, 아동학대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는 '나'를 택하게 해  그녀의 기억속으로 접근해 가는 것이다.

현관은 굳게 잠긴 채, 폐쇄되고 맞은편에 설치된 건물의 지하실을 통해서만 집으로 들어갈 수 있는 독특한 구조의 집에서

느낄 수 있 듯.. 굳게 잠긴 사야카의 기억은 어두운 통로를 건너서 새로운 장소에 닿는다.

비밀 열쇠는  그 집 아들이었던 초등학교 6학년 '유스케'의 일기장에 있지만, 비밀 또한 점점 깊고 어두운 곳으로 흘러간다.

 

배경은 외따로 떨어져 있는 굳게 잠긴  이층 집,

나오는 사람은 사야카와 그의 옛 연인인 '나',

시간도 1박2일 일 뿐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인원과 한정된 공간, 짧은 시간 동안 펼쳐 보이는 하가시노 게이고의 만찬은 참 달다.

마파람에 게 눈 감추 듯 맛있게 먹었다는 표현을 써야 할 듯 싶다.

 

유스케의 평범해 보이는 일상의 일기장 속 복선은 사건의 조각들을 유심히 살펴보라는 고도의 시선 분산을 유도한다. 

조각이 맞춰져 나가는가 싶다가도  엎고 새로판을 짜야하는 미궁의 연속이지만, 미궁은 지루하지 않고

비명이나 피튀기는 잔인함이 없어 그리 무거운 발걸음도 아니다.

가빠지기는 하나 연민이 벤 호흡과 놀라울 정도로 치밀한 복선에 그저 아~! 경탄이 일 뿐!!

 

덩그러니 서 있는 아무도 살지 않는 죽은자들을 위한 집에서 찾은 '나 외에 다른 누구도 아니라는 걸 믿게 된..' 사야카의 정체성은

기억이 우리에게 주는 실존(失存)과 실존(實存)의 무게를 생각해 보게 한다.

 

"한 홉들이 병에는 물이 한 홉밖에 안 들어간다."

이 즈음에서 유스케 할아버지의 회한 담긴 말이 꼭 맞는 건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엑기스로 가득한 농도 진한 물, 흡사 물이 변해서 포도주가 된 듯.. 

읽는 읽는 이를 단박에  취하게 하는 한 말의 효과를 나타내는  중독성 강한 물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밤에는 읽지 마시라고 권하고 싶다.

가독성으로 인해 새벽까지 시간을 할애해야 함은 물론이고,

사야카의 비밀이 잠든 회색 저택의 스산한  바람이 그대 귓전까지 불어와 오소소 소름이 돋게 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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