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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도서] 진화

칼 짐머 저/이창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진화론은 다양한 생각과 상상은 물론 신의 창조설을 믿는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 아직도 논란을 일으키는 과학 영역이다. 인류가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지, 과거의 세상은 어떤 모습들이었는지, 진화론이 진리라면 인류와 우주의 근원적 출발은 어디인지, 그리고 인류와 지구의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되어 갈지 등 진화론으로 접근할 수 있는 생각은 인류의 거의 모든 영역이지 않을까. 나는 신을 믿기에 더욱 진화론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 중 하나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진화론을 통해 알아야 할 상식이 무엇인지 궁금해 서평단에 신청하게 되었다. 

 

 이 책의 서문에서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진화론과 관련하여 중요한 기본적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사실을 집어내고 이론을 확인하는 것'이 '과학의 임무'라고 말하는 그는 모든 생물학의 기본 개념인 진화론은 입증된 사실과 자연선택 이론으로 설명되는 진리라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화론이 발표된 지 150년이 지났으며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미국에서 아직도 진화론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는 진화론을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자연선택 이론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근본적인 철학적 충격파'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자연이란 조화롭게 진보하는 것이며 여기에는 본질적인 목적이 들어 있다는 편안한 생각'에 안주하고 싶은 그들에게 '다윈이 제시한 메커니즘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무 방향성 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국지적 적응만을 가능하게 해주므로, 생명의 역사에 진보의 개념이나 방향을 제시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굴드는 우리가 진화론을 잘 이해하면 자연의 진정한 메커니즘을 알 수 있고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다는 점을 지적한다. 무엇보다 질병의 치료법을 알아낼 수 있고, 수세기에 걸쳐 인류를 괴롭혀온 미미한 유전자 차이에 근거한 인종차별주의를 끝낼 수 있다. 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 삶의 의미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윤리적, 도덕적 물음을 자연이 아니라 종교와 철학, 인문학 등을 통해 구할 때 '자연에게 너무 많이 요구하는 상태에서 인간을 해방시''자신감을 갖고 자유로이 탐구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의 1부 '오래 걸려 얻은 승리'는 1장부터 4장까지로 다윈의 진화론이 오늘날의 보편적 진리로 밝혀지기까지를 다룬다. 1장 '다윈과 비글호'는 신학을 공부하던 청년 다윈이 자신의 관심 분야인 자연사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과의 인연으로 1831년 비글호를 타고 5년간 칼라파고스 제도 일대를 탐사하게 된 과정이다. 2장 '살인을 자백하듯'은 다윈이 비글호를 타기 전 지질학자로서 명성을 얻고 라마르크와 조프루아 등으로부터 동물 형태의 비교를 통해 진화론에 접근해가게 된 과정과 비글호에서 돌아와 고심하며 쓴 <종의 기원>의 기원을 다룬다. 3장 '까마득한 옛날을 찾아서'는 20세기에 들어와 고생물학자들과 지질학자들이 밝혀낸 40억 년이란 지구의 나이와 38억 5000만 년쯤 된 생명의 흔적, 15만 년 전쯤 출현한 현생 인류 등 지구의 역사를 알아내게 된 방법을 설명한다. 4장 '변화 들여다보기'는 다윈이 죽은 후 19세기 말 <종의 기원>을 과학계에서 받아들이고 연구해온 유전자와 자연선택, 진화론을 융합해 현대적 종합론으로 발전시키기까지의 이야기다. 

 

 2부 '창조와 파괴'는 5장부터 7장에 해당한다. 5장 '생명의 나무 뿌리를 찾아서'는 자연선택이 지구상의 모든 곳에 있는 모든 종에서 일어나고 있는 생명의 작용임을, 6장 '우연히 얻은 도구상자'는 인간을 비롯한 동물 대부분이 몸을 만드는 유전자의 표준 도구상자라고 할 만한 것을 가지고 있음을 설명한다. 7장 '멸종'은 진화의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인 대량 멸종이 생물의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아냄으로써 이 연구를 바탕으로 인간이 진화의 과정을 어디로 끌고 가고 있는지 이해하고자 한다. 앞으로 수백 년간 또 한 번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대량 멸종은 앞으로 100년간 인간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환기시킨다. 

 

 3부 '진화의 춤'은 8장부터 10장에 해당한다. 8장 '공진화'에서 '공진화'는 한 종의 진화가 다른 종의 진화를 촉진하는 개념으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생명을 형성하는 가장 강한 힘 중 하나가 '공진화'임을 일깨워준다. 9장 '의사 다윈'은 기생생물이 숙주에게 무시무시할 정도로 빨리 적응하며 생기는 공진화의 어두운 면을 다룬다. 수많은 살충제가 해충을 죽일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의약품도 돌연변이를 계속하는 병원체 앞에서 무기력하다. 진화를 좀 더 잘 이해함으로써 과학자들은 공진화의 힘을 이용해 병원체를 통제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0장 '애정의 논리학'은 오늘날 생물학자들이 양성도 진화를 위한 적응의 결과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암컷과 수컷 사이에는 상충하는 이해관계가 있음을 알려주는 다양한 동물 사회를 보여준다. 

 

 4부 '진화 속에서의 인류의 위치와 인류 속에서의 진화의 위치'는 11장부터 13장까지 해당한다. 11장 '수다 떠는 원숭이'는 40억 년 지구 생명의 역사에서 인간이 다른 생물종과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무언가를 만드는 능력을 지녔다는 점이지만, 인간이 오늘날의 지위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큰 뇌와 지능, 언어 능력과 도구의 사용 능력은 사회를 만들었다는 데 있음을 밝힌다. 12장 '5만 년 전의 삶'은 인류로 진화한 영장류가 500만 년 전 침팬지로부터 갈라져 나온 후부터 5만 년 전쯤 아프리카를 떠나 전 세계에 흩어져 살며 눈부신 성공을 거두기까지 인류의 진화를 다룬다. 마지막 13장 '신에 관하여'는 진화론을 둘러싸고 미국 교육계와 법정에서 일어난 이야기로 '지적 설계'와 '창조 과학'을 내세우는 진화론 반대론자들이 진화론을 교과서에 수록하길 반대하며 벌어진 흥미진진한 논란을 다룬다.  

 

 

 

  세계에서 과학 기술이 가장 앞선 미국에서 아직도 진화론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근본적 믿음이 흔들리는 것에 대한 불안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현실적 이해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하지만 저자와 굴드가 말하고 있듯이 사실에 입각한 진화론을 받아들이면 인류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다. 또 진화론이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과 진화는 상호 배척하는 관계가 아니다.' 신을 믿는 과학자들이 많이 있는 이유다. 오히려 잘못된 믿음으로 모든 지구 생물체에 대한 인간의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길 바라면서 인류의 멸망을 촉진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진화론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리뷰는 웅진지식하우스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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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산바람

    자세한 내용을 소개해주고 있어서 진화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과학이 발달하고 있지만 새롭게 펼쳐질 미래의 과학은 여러 가지로 지금과 달라지리라 생각합니다. 리뷰 재밌게 읽었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2018.10.19 20:3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조금 수준이 있는 책이긴 해도 제법 재밌게 읽혔는데 리뷰에 소개하기가 만만치 않네요.
      미래의 과학이 진화론을 통해 어떻게 나아갈지도 흥미롭군요. 감사합니다. ^^

      2018.10.22 21:22
  • 파워블로그 시골아낙

    사실을 집어내고 이론을 확인하는 것, 입증된 사실과 자연선택이론으로 설명되는 진리, 진화론을 단순명료하게 표현해주는 말이네요, 제가 읽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그네스님이 추천하시니 걱정하지 말고 읽어도 될 것 같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진화론이 창조설과 배척관계에 있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그건 아니라고 아그네스님께서 설명해주시는 점이 궁금합니다

    2018.10.19 20:3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이 책은 교양과학 책으로 누구나 읽어봤으면 싶은 책이라 관심이 가신다면 아낙 님께도 추천하고 싶어요.
      진화론을 옹호하는 사람들 중에 무신론자들이 많아서 마치 진화론을 수용하면 신을 부정하는 것 같지만 인류와 우주의 시작점을 알 수 없는 인간의 한계로 인해 신의 존재와 창조설을 완전히 부정하긴 어렵다는 게 진화론이 갖고 있는 한계지요. 저도 신을 믿지만 창조설보다 진화론을 옹호하는 사람이고요. ^^

      2018.10.22 21:28
  • 파워블로그 책찾사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직전 이벤트에 당첨 이력이 있어서 아예 신청도 하지 않았던 책의 리뷰라서 참 반갑네요. 리뷰를 읽으니 진화에 대한 모호함을 걷어낼 수 있는 내용인 것 같아서 나중에라도 읽어봐야겠어요. ^^;;
    제가 읽었던 미국의 역사에서는 이러한 진화론을 교과서에 수록하는 것만으로도 격렬한 논쟁이 있었다고 하네요. 바로 종교 때문이죠. 그들의 입장에서는 종교에서 말하는 창조론을 굳건하게 믿고 있던 터라 진화론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하네요. 자유와 민주의 대명사처럼 불리우는 미국이지만, 실제로는 개신교와 같은 종교의 보수성이 꽤 짙게 깔린 곳이라는 점을 이 진화론을 통하여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

    2018.10.21 11:1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책찾사 님도 관심을 갖고 계시는 책이라서 함께 당첨되지 못해 아쉬웠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책찾사 님의 미국사 관련 리뷰에서 저도 미국의 정신 문화에 끼친 기독교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더군요. 그런데 과학 교과서에 실리는 엄중한 문제를 두고도 진화론과 창조설이 대립하고 있는 줄은 처음 알게 되었네요. 가톨릭은 진화론도 수용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보수적인 개신교에서는 더 완강하군요. ^^

      2018.10.22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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