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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언어

[도서] 설득언어

박만규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몇 년 전 '프레임'이 뭔지 궁금증을 가진 후 프레임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어보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프레임이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라는 것 외에 시원하게 알지 못한다. 프레임이 왜, 어떻게 형성되고 작동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여전히 남아있어 이 책을 발견하고 기대하며 서평단에 신청했다.

 

  '프레임, 마음을 움직이는 열쇠'에서 저자는 프레임이란 '어떤 대상을 사고할 때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형성되는 무의식적 사고의 틀'이라고 정의한다. 우리의 생각은 무의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며 철저히 언어에 의해 좌우된다고 한다. 따라서 상대를 설득하려면 '생각하거나 말할 때 형성되는 직관적인 사고의 틀과 이를 결정하는 언어'를 이해하고 상대의 프레임을 활성화하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그럼 생각을 제약하는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각자가 지니고 있는 종교와 개인적 신념, 그리고 이데올로기라고 불리는 집단적 신념, 미신, 징크스, 고정관념, 선입견, 편견, 특정 대상에 대해 형성된 이미지, 어릴 적 겪었던 충격적인 사건에 의해 형성된 트라우마 등이 그 선행요소들이다. 이들 모두 지금의 사고에 앞서 존재하며 사고 자체가 일정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게끔 구속한다. 여기에 유전적 요인과 성장배경 등에 의해 형성된 개인의 성격도 한몫을 한다. 내성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은 사고의 패턴이 다르다. 소심한 사람과 다혈질인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19-20p)

 

  저자에 의하면 "이처럼 사고의 선행 요소들이 특정한 관점을 미리 설정해놓고 있기 때문에 우리 머릿속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관점이 안내하는 사고의 틀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프레임은 어떤 대상이나 현상을 이해하고 사고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자, 우리의 사고를 특정한 방식으로 사고하도록 제어하고 다른 생각이나 상상을 방해하는 이중적 성격을 띤다. 따라서 "프레임은 우리에게 '병 주고 약 주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생각을 제어하는 프레임을 여섯 가지로 나누어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예를 들어 설명한다. 왼쪽이 앞이라는 관념으로 인한 '좌측 우위 프레임', 강약, 고저, 장단 같은 '긍정적 가치 우위' 프레임, 음양, 지천 같은 '근본적 가치 우위' 프레임, 남녀, 부모 같은 '강자 우위' 프레임, '남북관계처럼 자국을 먼저 말하는 '자국 우위 프레임', '문장이나 담화에서 뒤에 말한 것을 결론으로 간주하는 '결론 지향 프레임'이 우리의 생각을 제어하는 프레임들이다.

 

 우리가 어떤 어휘를 듣거나 떠올리면 그 어휘가 품고 있거나 그와 관련된 관점이 형성되는데 저자는 프레임을 형성하는 관점 여섯 가지를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긍정 혹은 부정의 관점으로 유도하는 언어-단어, 고정관념을 갖게 하는 언어-대표의미, 이데올로기를 품고 있는 단어-이데올로기 배경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언어-개념군, 두 가지 관점으로 딜레마에 빠뜨리는 사고-이분법적 사고, 은유라는 개념어'이다. 프레임을 형성하는 이러한 관점들을 알고 나와 상대의 생각을 지배하려면 특정한 관점으로 프레임을 형성하게 하는 언어를 지배해야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사실이라도 사람들은 '버스 노선을 폐지한다'는 부정적인 관점보다 '버스 노선을 조정한다'는 긍정적 관점에 더 우호적이다. 또 동일한 외국인이라도 '이주민'이 평등하게 바라보는 관점을 반영한 반면, '불법체류자'는 법적 관점에서 접근해 외국인 혐오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고, '난민'은 인본주의적 관점으로 바라보게 한다. 따라서 상대를 설득할 때는 상대의 신념과 보편적 가치에 초점을 맞춘 프레임으로 접근해야 하고, 상대의 주장을 반박할 때는 상대가 쳐놓은 프레임을 활성화하는 단어를 사용해선 안 된다. 상대의 프레임 안에 우리의 생각이 갇히기 때문이다.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도 프레임을 형성하게 하는 고정관념을 깨고, 내 기분과 감정을 제어하며, 서로 다른 분야의 기억을 조합하고, 상상력을 발휘할 때 가능해진다.

 

  오늘날 뇌신경과학과 인지과학의 발달은 인간의 "이성은 감정의 도움 없이는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을 알려준다. 한마디로 "감정이 이성을 움직인다." 저자는 "프레임의 기반은 결코 합리적인 사고가 아니라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신념과 감정"이라는 점을 '상대와 나의 차이를 좁히는 설득법'을 통해 설명한다. '새로운 프레임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법'은 '명칭부여 효과'라고도 한다. '상대방보다 먼저 프레임을 제시하라'는 것은 프레임을 선점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반복하여 이슈화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신념과 가치에 기반을 두라'는 것을 이해하고 '내 신념을 반복적으로 주입'하고 '감정에 기반을 두라'고 조언한다.

 

 '나의 호감도를 높이는 대화 기술'로는, '본질 회귀법, 가중선택법/차원 전환법, 시간 매개 전략/재정의 전략, 관점 전환법, 긍정 평가어/완곡어법, 핵심 투사법'을 예를 들어 설명한다. 직장과 우리 생활 곳곳에서 대화와 설득, 토론을 할 때 사용해볼 수 있는 유용한 방법들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기억해야 할 설득의 5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라.

둘째, 합목적성을 추구(본질 회귀)하라.

셋째, 상대의 신념과 가치에 맞춘 프레임을 제시하라.

넷째, 조력 의지를 표명하라.

다섯째, 상대의 결정권을 존중하라.

 

 결국 모든 말은 '마음의 문제'라고 저자는 당부한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나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프레임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언어를 바꾸어 생각을 바꾸고 자신은 물론 상대의 마음도 바꿀 수 있는 효과적인 대화법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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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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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산바람

    설득의 원칙을 잘 지킨다면 상대를 설득시키기가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말은 마음의 문제라는 말에 동의 하며 리뷰 잘 읽고 갑니다.

    2019.02.15 20:0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설득의 원칙을 잘 지키기 위해 언어와 프레임이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네요.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9.02.16 16:38
  • 파워블로그 꼼쥐

    사실 말의 중요성은 백 번 강조해도 여전히 부족한 듯 느껴지지만 막상 실천한다는 건 여전히 어렵기만 하지요. 상대방을 설득한다는 건 전적으로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말을 한다는 건데 그게 어찌나 어려운지요.

    2019.02.16 17:2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맞아요. 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데 막상 실천하려면 잘 안 되지요. 아마도 젖가 말한 대로 '마음의 문제'가 먼저가 아닌가 싶어요. ^^

      2019.02.17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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