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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뭐 있니?

[도서] 인생 뭐 있니?

최일구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책은 생물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소감을 한마디로 말하면 그렇다. 분명 책은 종이 위에 빼곡한 활자로 인쇄된 무생물임에도 불구하고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저자가 내게 말을 걸고 생각과 상상,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살아있는' 느낌이 드는 책을 읽는 시간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책을 통해 저자와 대화하며 터널을 통과하는 기분이라고 할까. 터널을 통과하기 전과 후의 나는 분명 다르다. 저자가 소통의 귀재라고 할 만한 방송언론인이기 때문일까.

 

  MBC 뉴스테스크 전 앵커였던 그는 지금 오십 중반에 들어선 인생의 달인이다. 이 책 속에는 그의 인생 역경이 가감없이 들어있다. 솔직하다. 배포가 느껴진다. 방송언론인으로서의 자부와 긍지, 사명의식도 인정하고 싶다. 책 속에서 만난 그의 말대로다.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결점을 애써 감추려 할수록 세상과의 소통은 힘들어진다."

 

 그는 안성 촌뜨기에서 출발해 서울로 올라와 단칸 방에서 공부하며 경희대 국문과에 들어갔고, 수차례 일간지 기자 시험에 낙방한 후 MBC 방송국 공채 시험에 합격했다. 그 후 사회부 취재기자와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로 잘 나가던 그다. 2012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광우병 시위로 곤혹을 치른 후 정권과의 갈등이 시작됐다. 방송 사상 최초로 전면파업에 동참하면서 그의 인생이 내리막길로 접어든 계기가 됐다. 이후 연대보증의 족쇄에 걸려 빚과 고소로 이어지다 개인 파산 신청 후 면책되고 재기하기까지 굴곡진 그의 인생 전반을 그 특유의 시원시원한 입담으로 풀어낸다.

 

 내가 잘 나가고 무엇 하나 남부럽지 않다고 여길 땐 내 주변에 친구도 많다. 하지만 내가 어렵고 힘들 때 내 옆에 남아있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다. 곤경에 처하고 나면 의외로 그런 친구가 적다는 데 놀라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은 이상 고달프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을까. 저마다의 십자가를 지고 오늘도 묵묵히 골고타 언덕을 오르는 게 보통 사람들의 삶이다. 힘이 들 때 용기를 북돋아 주며 덕담과 함께 너만의 길을 당당히 가라고 말해줄 수 있는 멘토가 늘 옆에 있으란 법도 없다. 최일구의 <인생 뭐 있니?>는 그런 우리를 위해 필요한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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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언강이숨트는새벽

    그렇기에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자 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한것 같아요 .
    내가 필요할 때가 아니라 누군가 정말 절실할때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
    되는것 ㅡ말예요 .^^ 잘 읽고 가요 !^^

    2016.06.26 10:2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정말 그런 사람이 있고 또 되어줄 수 있다면 좋겠지요.
      사는 게 바쁘고 힘들어서이기도 하지만
      이기적인 본심이 친구가 어려울 때 드러나는 것 같아요.
      최일구 씨의 이 책이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2016.06.27 09:28
  • 하쿠버드

    참, 안타까운 분이 아닌가 싶어요. 촌철살인 같은 멘트를 날리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연대보증으로 내리막에 빠진 것은 뭐라 해야 할까요. 보증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데, 어쩔 수 없었나보죠. 인생 뭐 있어? 라고 당차게 생각하시기에 다시 재기하실 거라 믿게 되네요.

    2016.06.26 11:3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하쿠버드 님이 잘 기억하고 계시네요. 책 속에도 클로징 멘트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려고 엄청 노력한 기억들을 꺼내놓더군요.
      연대보증은 우리나라에만 남아있는 구시대 법률이라고 하는데 왜 아직까지 존치하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진작에 사라지고 없는 줄 알았는데요.
      이 책은 저자가 재기하며 쓴 책인 듯하네요.^^

      2016.06.27 09:31
  • 파워블로그 긍정넉넉

    저도 이 분 기억나요. 짧지만 강렬한 한 마디가 인상 깊었거든요. 그런데 여러 일이 있었나보네요.
    하지만 아그네스 님 리뷰에서 힘들었지만 더 단단해지신 것 같은 기운이 느껴집니다. ^^

    2016.06.26 16:3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이쁜 님도 기억하시는군요?
      방송언론에 관심 있는 사람이나 지금 힘들어 좌절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저자의 역경담이 용기를 줄 것 같아요.
      말씀대로 더욱 단단해져서 인생의 달인이 된 분이 저자가 아닌가 해요.^^

      2016.06.2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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