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술을 다루는 책을 은근히 좋아한다. 그런 책을 읽자면 첫 장부터 뭔가 마음이 그득해지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이 책도 내 손에 들어오자마자 단숨에 읽어냈다.
내 자신이 Alcohol maniac은 아니라서 미친 듯 실전을 치르는 부류는 아니다. 그러나
각각의 술들이 내는 향, 빛깔, 술잔에 따를 때의 소리, 마실 때 혀와 입안과 목을 적시고 흘러내리는 느낌, 식도와 위장을
덥히는 온기, 자리를 함께한 사람들이 어우러져서 내는 분위기까지 각양각색의 전달력을 사랑한다. 아무 생각 없이 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