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ES24 블로그 - 내 삶의 쉼표

포스트 혼자 듣기 아까운 음반 019 - 알프레드 델러가 부르는 쿠프랭의 곡

돌아오는 일요일은 부활절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프랑소와 쿠프랭 Francois Couperin가 작곡한 Lecons de Tenebres를 연결해봅니다. Lecons de Tenebres를 직역하자면 어둠의 가르침 정도 될 것 같습니다. (곡 자체는 이미 3년 전에 저의 다른 글에서 소개한 바도 있고 이 난의 곡 설명 글 자체도 거기에서 거의 그대로 가지고 왔습니다) Tenebre란 부활절 전 성주간의 수, 목, 금요일에 행해지는 가톨릭의 성무일과 중에서 끝 무렵에 등불을 끄는 ...

2023.04.05 공감 횟수 4 댓글 수 1

포스트 혼자 듣기 아까운 음반 18 -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1946년부터 매년 5월 12일이 되면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는 봄 음악 축제가 시작됩니다. 그 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연주회에서는 항상 스메타나가 작곡한 ‘나의 조국 Ma Vlast’ 전곡이 연주됩니다. 우리나라에도 몇 번 온 적 있는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체코인 지휘자가 지휘하면서 말이죠.. 축제가 열리기 시작한 때부터 계속해서 지켜져 온 전통이라고 합니다. 체코 출신의 고전음악 작곡가로 이름이 알려진 이로는 스메타나, 드보르작, 야나체크 등이 있습니다. 이들 중 스메타나가 연배가 가장 빠른데 체코 민족의 민요 ...

2021.11.28 공감 횟수 3 댓글 수 0

포스트 오늘의 음악

오늘 아침에 누가 죽었단다. 그자가 수많은 사람을 죽인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르고 단 한 번의 사과도 없이 죽어서 아쉬움이 가득하다. 더 오래 살면서 갖은 치욕으로 죗값을 치러야 했는데. 그자의 생김새를 떠올리며 이 곡을 듣는다. 러시아의 작곡가 무소륵스키가 작곡한 민둥산에서의 하룻밤 Night on bald mountain이다. 눈치가 있는 분들은 왜 이 곡을 선정했는지 알아보리라. 지옥으로 들어가는 첫 날, 쉬이 가지 말기 바란다. 이 곡 연주 중 가장 좋아하는 아바도 지휘, 베를린...

2021.11.23 공감 횟수 3 댓글 수 0

포스트 혼자 듣기 아까운 음반 17 - 온슬로우의 비올라 소나타 전곡

그냥 이것저것 다 놓아버리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이유야 뭐가 되었건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고 재충전할 필요가 온 것이지요. 제 경우엔 그럴 때 하는 루틴이 있습니다. 혼자 있기,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기, 독한 술을 한잔 하기, 그리고 사람의 목소리가 들어가지 않은 조금 편안한 음악 듣기 등이 그런 루틴에 속합니다. 이것들을 한꺼번에 다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고 그때그때 골라서 하는 편입니다. 이럴 때 듣는 음반은 언젠가부터 몇 종류 중에서 고르게 됩니다. 그 중 하나가 오늘 소개 드리는 음반입니다...

2021.11.05 공감 횟수 2 댓글 수 4

포스트 혼자 듣기 아까운 음반 16 - 디누 리파티의 브장송 축제 실황

제가 아는 루마니아 태생의 유명한 피아니스트로는 두 사람의 이름이 떠오릅니다. 클라라 하스킬과 디누 리파티. 하스킬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룰 생각이고 오늘은 리파티의 음반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리파티는 1917년 3월에 태어나 1950년 12월에 사망한, 말 그대로 요절한 인물입니다. 그의 사망 원인은 백혈병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음반은 1950년 9월 16일에 프랑스의 브장송에서 있었던 그의 마지막 공연 실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연주 후 리파티는 2개월을 조금 더 넘겨 살았으니 그야말로 그가 남긴 백조의...

2021.10.31 공감 횟수 8 댓글 수 2

포스트 R.I.P Maestro Bernard Haitink

잘 알려진 지휘자인 베르나르트 하이팅크가 별세했다. (1929~2021) 남긴 녹음이 많은데 그가 지휘한 연주 음반을 통해 잘 몰랐던 곡의 가치를 깨닫고 즐기게 된 경우가 꽤 있었다. 통상 일정 수준으로 하지만 결정적이지는 않다는 평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편안하게 그를 까내릴 수 없다고 본다. 그의 음악 어법은 나 같은 무지렁이에게도 그 음악으로 가는 길을 놓아주었으니까. 그가 남긴 유산 중 한 자락을 들어본다. 브람스의 교향곡 1번 중 마지막 악장. 그가 이제 새로이 도달한 곳에서 평안하기를 ...

2021.10.22 공감 횟수 6 댓글 수 2

포스트 혼자 듣기 아까운 음반 15 - 비발디의 사계 Le Quattro Stagioni op. 8 Nos. 1-4

비발디가 작곡한 사계는 워낙 유명해서 클래식 음악에 관한 관심 유무를 떠나 안 들어본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한다. 곡의 이름을 몰라도 들어보면 “아, 이거.”하고 반응이 나올 것 같다. 현악 연주가 주는 쾌감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곡으로 일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바이올린 독주와 이를 뒷받침하는 현악 연주단의 합주로 연주를 구성함이 보통의 경우다. 이 곡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네 계절 별로 3개의 악장씩을 부여해서 모두 12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있다. 각 악장을 듣다 보면 시각을 배제한...

2021.04.28 공감 횟수 7 댓글 수 1

포스트 혼자 듣기 아까운 음반 14 - 포레의 Nocturnes (소위 야상곡)

녹턴하면 쇼팽의 곡이 너무나도 유명하지만 쇼팽말고도 녹턴을 작곡한 이들이 여럿 있다. 그중의 한 사람이 프랑스인인 가브리엘 포레이다. 주변의 반응으로 짐작컨데 포레가 잘 알려진 작곡가라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내게는 친숙한 이름이지만. 그렇지만 그를 잘 모른다는 이들이라고 해도 그의 작품 중 '꿈꾼 후에 Apres un reve'는 어떤 형태로라도 많이 들어보았으리라 추측한다. 아래에 링크를 걸어둔 포레의 녹턴은 지금 시기의 지금 시간대에 듣기 좋은 곡이다. 추위가 가신 또는 더위...

2021.04.22 공감 횟수 6 댓글 수 2

포스트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연주들

추억책방님께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에 글을 남기셨습니다. 관련해서 몇 가지 연주를 올려봅니다. 감상은 배제하고 녹음된 연대 순으로 올립니다. 각 번호마다의 순서는 피아니스트, 지휘자, 오케스트라입니다. 1990년대의 녹음으로 마리아 조아오 피레스의 음원을 올리려고 했는데 악장이 나뉜 소스 밖에 없어서 제외하고 다섯 가지 음원을 올립니다.1. 디누 리파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1950, 모노 녹음, LIVE)2. 게자 안다, 게자 안다, Camerata Academica des Sal...

2020.09.20 공감 횟수 4 댓글 수 1

포스트 혼자 듣기 아까운 음반 13 - 마리-끌레르 알랭의 바흐 오르간 전곡집

겨울에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더운 물로 샤워를 하고 휴식을 취할 때 하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뱅쇼를 만들어 마시면서 그걸 다 마실 때까지 바흐의 오르간 음악을 듣는 일입니다. CD가 다 돌아가지 않았다면 그 핑계로 뱅쇼를 더 만들어 마셔도 되고요. 오르간이 내는 음색 때문인지 가끔은 듣다가 잠이 들기도 합니다. 평소에 오르간 연주를 자주 듣지는 않지만 이처럼 겨울이면 오르간 소리가 귀에 종종 감깁니다. 습관 때문인지 오르간은 날이 찰 때 듣는 악기라고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주변...

2020.09.19 공감 횟수 3 댓글 수 1

포스트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KV.622, Alfred Prinz

비가 와서 아침 운동을 포기하고 오전 내내 프리드리히 굴다가 연주하는 6장짜리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박스를 듣고 있었다. 굴다가 스투디오에서 녹음했다가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녹음 테이프가 발견되면서 발매된 녹음이다. 마침 6장 모두를 다 듣고 나서 추억책방님이 쓴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관련 포스트를 봤다. '그래, 클라리넷 협주곡이 있었지.'라는 생각과 함께 추억책방님은 어떤 연주를 들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내 추천은 두 가지. 하나는 다소 오래된 녹음-1972년 녹음이니-인 알프레드 프린츠...

2020.09.12 공감 횟수 4 댓글 수 1

포스트 빌헬름 켐프, 바흐

에드워드 사이드가 <경계의 음악>에서 크게 칭송한 독일의 피아니스트 빌헬름 켐프의 바흐 연주를 듣는다. 사이드는 켐프에 대해 이렇게 썼다. 켐프의 음악은 노래하는 듯한 그만의 독특한 톤을 지니고 있으며, ~~~ 스승이나 다른 피아니스트의 발자국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켐프의 연주에서는 켜켜이 펼쳐지는 해석을 낱낱이 들을 수 있다. 기교가 새로운 발견을 위한 도구로서 복종하는 경지이며, 피아노를 완벽하게 빚어낸 소리를 전달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지각과 인식을 벼리는 수단으로 대하는 경지이다.

2020.05.19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포스트 혼자 듣기 아까운 음반 12 - 조지 윈스턴의 December

마침내 올해의 마지막 달이 시작되었다. 1월이 열릴 때에는 결코 오지 않을 것 같던 12월이었는데 어느새 현실로 다가왔다. 한해를 보내는 마음과 새해를 준비하는 마음이 뒤섞여 괜히 바쁜 시간이 이어진다. 날은 차지고 몸은 자꾸 따뜻함을 따라간다. 12월에는 왠지 전시도 많고 공연도 많아 보인다. 어느 곳이든 몸을 쑥 끼워 넣고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진다. 그곳을 빠져 나오면 다시 차고 휑한 거리에 서게 되겠지만. 그런 거리를 벗어나면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바빠질 테다. 허기도 채워야 할 거고 더운 물로 언 몸을 녹...

2019.12.01 공감 횟수 3 댓글 수 1

포스트 혼자 듣기 아까운 음반 11 - 단합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

대학에 들어가서 모르던 세상을 알게 되었다. 그 세상은 각양각색이어서 눈이 동그래졌다. 그런 세상 중 하나가 음악의 세계였다. 전두환이 정권을 막 잡은 그 시절엔 아직 금지곡이 넘쳐났다. 한국 음악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음악도 금지된 게 참 많았다. 입학해서 배운 인터내셔널가 같은 곡은 공개적으로 들을 수 없었다. 당장 끌려갈 테니. 그리고 그때는 소니의 워크맨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소문은 들었지만 제품을 판매하는 곳은 드물었다. 한국에서 일본 가전제품을 정식으로 구입하기 어려운 탓이었다. 남대문 시장에...

2019.07.05 공감 횟수 28 댓글 수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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