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의 고학년 정도가 되어야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동화(?)라고는 하지만 죽음과 사후 세계에 대해 열린 생각을 펼쳐 보이는 판타지물인 까닭이다. 막연한 두려움을 떠나 어느 정도 죽음을 철학적으로 느끼는 시기에 도달했다면 책의 내용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죽음이 주요한 주제이지만 죽음을 공포 소설의 그것처럼 다루지는 않는다. 죽음 이전과 이후의 세계의 모두에서 두 형제의 우애가 그들 앞에 펼쳐지는 갖가지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열쇠가 된다. 형 요나탄의 사랑을 통해 동생 카알은 장애 상황을 살아내고 죽음 이후의 세상에서 훌쩍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제목-원제는 Brothers Lionheart이다-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둘은 스스로 난제 해결의 주역이 되는 용맹성을 발휘한다. 현실이 있고 모험이 있으며 상상력을 북돋우는 환상이 동반된다.
대상 독자를 어린이로 설정했다고 해서 아름답기만 하고 좋기만 한 얘기를 늘어놓지 않는데 린드그렌 소설의 장점이 있다. 오히려 더 냉정하게 세상의 모습을 드러낸다. 세상을 우회하고 싶어 하는 어른이 아니라 그런 세상을 겪게 될 어린 독자들을 위한 린드그렌의 배려이다. 우리는 모두 안다, 세상은 그렇게 아름답지만 않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힘 중의 하나가 사랑이며 협동/연대임도 안다. 린드그렌은 그와 같은 사랑과 협동/연대의 중요성을 어린 친구들에게 넌지시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