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네시가 미궁 속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가장 아름다웠다. 아무것도 가진게 없지만 그는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음이 분명했다. 그의 모든것을 버리고도 그곳을 떠나러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에 James Ritter 와 함께 자신의 미로에서 시간을 보냈던 것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제임스 또한 그 미궁을 벗어나고 싶어하지 않는데, 그만큼 그곳은 그들에게는 지상 낙원이었던 것이다.
그곳은 고요한 파도 소리만이 흐르는 적막하고 추운 곳이지만, 시끄러운 소음과 공해에 지친 현대인들이 늘 찾아 꿈꾸는 자신만의 공간을 잘 표현한 것 같다.
"다른 이"가 찾아 헤매던 그곳에서의 숨겨진 위대한 지식은 무엇이었는지, 그는 평생을 기다려도 찾지 못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읽고 난 뒤에도 여운이 많이 남는다.
끝도 없이 펼쳐진 미로와 아름다운 조각상, 그리고 부서지는 하얀 파도가 계속 생각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