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다섯 편의 픽션이 그 생각에 확신을 갖게했다. 미래를 살아보지 않아도 우리는 안다. 사랑하는 모습이 달라질 뿐 사랑은 그 때도 분명 존재할거라는 걸.
우리는 지금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누군가를 그리워한다. 꿈에서나마 못다한 이야기를 실컷 나누고 마음껏 끌어안고 싶다. <트러블 트레인 라이드>는 그런 바람을 대리만족할 수 있게 한다. 물론 다시 세상으로 나오지 않을 권리가 있는 고인의 입장에도 충분히 공감한다. 각자의 생과 그 끝에는 가지각색의 사연이 있을테니까.
현실세계에서의 상처를 가상세계에서 치유하는 <오류의 섬에서 만나요>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두 주인공의 서로 다른 성별이 아니라 인류애였다. 인간적으로 서로를 돕고 싶은 마음, 함께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의지가 둘 사이에 통하고 결국 해냈을 때 인위적으로 주어진 환경 따위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묘한 승리감을 느낄 수 있었다. 먼 미래에 세상은 기계의 도움을 더 많이 받게 될테지만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간다는 점은 변함이 없고 사람냄새 풍기는 곳곳이 더 주목받게 될지도 모른다.
번역기 란토가 이어줬지만 란토가 없어도 준과 올리는 사랑에 빠질 수 있었을거고, 알약이 없었어도 소혜와 서준은 이어졌을 것이다. 정현도 우주인의 신분이 아니었다면 현우와 재회는 어렵지않게 이루어졌을 것이다. 이상하게 확신이 든다. 소설 속 미래를 향해있는 모든 장치들이 무색하게 아직은 사람을 믿고 있나보다.
#장르소설 #무드오브퓨처
[리뷰어스클럽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