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비밀은 누군가에게 들켜버렸고
로즈는 더이상 스스로의 비밀을 숨기지 않는다.
아빠는 자신의 비밀을 봉인해버렸고
오빠는 비밀 속에 묻혀버렸다.
엄마의 비밀은 삶의 해방구였고
로즈의 비밀은 새로운 삶을 살게 해주었다.
아빠는 끝끝내 비밀을 마주할 용기를 내지 못했고
오빠는 마침내 비밀에 잠식당했다.
비밀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존재한다. 자기가 원해서 또는 어쩔 수 없이 함구해야해서 생기는 크고 작은 비밀주머니들이 각자의 삶에 깊숙히 침투해있다. 이 주머니들을 터트리고 나면 삶이 나아질까? 마음이 덜 불안하고 덜 답답할까?
로즈는 능동적으로 자신이 가진 특별한 재능을 연구했다. 비관하거나 좌절감에 빠져있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적응해나갔다. 그에 반해 아빠는 진실을 마주하는 것이 너무 두려운 나머지 인생의 기쁨과 슬픔의 조각들을 포기했다.
로즈가 레몬 케이크에서 느낀 슬픔이 특별했던 이유는 엄마의 손길이 닿은 엄마의 감정 덩어리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일면식 없는 누군가의 결과물이었다면 그저그런 슬픔, 실험 결과를 발표하듯 딱딱한 단어로 나열할 수 있는 그런 문장에 불과했을 것이다.
가족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가족같다는 느낌이 끝내 들지 않은건 각자가 가진 비밀의 크기가 너무 커서였을까?
[리뷰어스클럽의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미소설#레몬케이크의특별한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