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의 생명사
책의 제목, 감수의 말, 머리말을 통해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 강한 것이다는 말이 떠올랐다. 패자였지만 시간이 흘러 승리자가 되었다는 것을 생물을 주제로 풀어가는 그런 책이라 생각했고, 빅 히스토리 생물편이라는 감수의 말에 더 기대하며 책을 읽었다. 기대만큼 흥미롭고 재밌어서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운 독서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패자들이 살아남아 현재 가장 번성한 성공적인 여러 생물이 되었다는 저자의 주장에 적어도 일부는 동의하게 될 것이라는 감수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반적으로 환경에 적웅한 생물이 살아남고 적응하지 못한 생물은 죽었다와 생물은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는(살아간다는) 말을 적절히 조합해 설득력 있게 서술하기 때문이다.
이를 패자의 관점에서 서술하기 때문에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낮에 활동하며 덩치가 큰 강자인 공룡과의 경쟁에서 포유류는 밤에 활동하며 작은 몸으로 생활하며 패자의 삶을 살았지만 이러한 삶이 오히려 살아남는데 더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하나의 예이다.
또 진화된 것만 좋은 것이 아니라 구시대적인 시스템이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주제와 예시도 있어 생명을 보는 관점을 보다 넓게 볼 수 있고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니치(생태적 지위)라고 하는 용어설명과 관련된 예시도 재미있게 읽었다. 니치가 겹치는 곳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 한 종만 살아남지만 비켜 감으로써 모든 생물은 각각 넘버원이 될 수 있는 온리원의 장소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개체 각각의 전략이 아니라 종 단위로 생존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더 높인 것 같다.
마지막 장에서는 “원래 나눌 수 없는 것을 나누려고 하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이다”는 다윈의 말을 인용한다. 모든 생물에는 경계선이 있는 것이 아니며 하나하나 모두 다른 존재이므로 보통이라는 것은 없다고 주장한다. 결국 보통이라는 말은 보통이 아니라고 판단하기 위한 말이며 단지 인간이 이해하기 편하기 위해 구분할 뿐이라는 것을 전달하며 마무리 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것의 장단점을 생명사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좋은 마무리가 아니었나 싶다.
생명을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과 설득력 있는 예시를 통해 비교적 짧은 분량임에도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어서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다. 전반적인 생명사와 생명에 관한 여러 시각과 교훈을 얻고 싶은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