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만으로도 시선이 간다.
샹그릴라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산골짜기 또는 그런 장소를 비유적으로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멸망 이전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장소.
간단하게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한 달 뒤 죽는다. 한 달 뒤 모든 사람이 죽는다.
그리고 그 한 달을 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어쩌면 흔한 소재고
누구나 생각해봤을 법한 궁금증이다.
한 달 뒤, 내가 죽는다면 난?
4명의 주인공이 나오는 이 소설은
어이없게 따뜻하고
죽음속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일본 소설을 살짝 꺼리는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게 나오는 여성 혐오와 폭력적인 장면때문에 꺼리게 되는데
이 소설에도 물론 그런 장면들은 나온다.
그게 조금 거부감이 들기는 했지만
재미있다.
무명에서 스타가 된 가수.
죽더라도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듣고싶은 여학생.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서 죽는 와중에 위험을 무릅쓰고 구해주는 남학생. 그리고 그의 어머니.
그의 어머니가 사랑했던 양아치 남자.
가볍게 읽히고 빠르게 지나가는 와중에도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다.
시체를 지나가며, 사람을 죽이며,
그들은 희망을 찾고있다.
그들만의 믿음으로 지구 종말의 날까지 버틴다.
불이 나고 범죄가 일어나는 와중에
따뜻한 국수와 예쁜 고명을 올려 배를 채운다.
노래를 하고싶어 연습실에 모여 연습을 한다.
주민들에게 식품을 나눠준다.
당황스럽고 예쁜 책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즐거움이 거북하지 않고 재밌게 다가온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진실이 보여진다. 그들의 속마음이 가감없이 드러난다.
'이제 한 달 뒤면 죽으니까'
'한 달 뒤면 못 할 테니까'
죽음이 예고된 현실에서 따뜻함을 느끼는 아이러니한 소설이다.
즐겁게 읽었고 즐겁게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