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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나

[도서] 여우와 나

캐서린 레이븐 저/노승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작은 섬이 고향인 나는 초등학교 4학년까지 시골에서 자랐다. 그때의 추억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얼마나 나에게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그때 자연에서 뛰어놀았던 추억들 하나하나가 내가 힘들 때마다 나를 위로해 주고 토닥여주고 있다. 그래서 난 아이들이 어렸을 때 자연을 벗해서 사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지금도 숲이나 길가에 풀, 야생풍, 들꽃들, 나무 등을 보면 우울했던 기분도 싹 사라진다. 자연은 날 위로해 주는 엄마 같은 존재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참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이 책의 저자 캐서린 레이븐은 1959년생으로 미국의 몬태나 대학교에서 동물학 및 식물학을 공부했고 몬태나 주립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글레이셔, 레이니어산, 노스캐스케이즈, 보이어저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레인저로 일하며 야생의 세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다. 그 당시 그녀에겐 낡은 자동차 한 대와 기본적인 캠핑 장비가 전부였다고 한다. 로키산맥의 인적 없는 땅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홀로 살던 그녀가 야생 여우의 정기적인 방문을 받으며 이 책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매일 오후 4시 15분이 되면 여우가 오두막을 찾아온다. 그러면 그녀는 여우와 함께 어린 왕자를 읽었다. 같이 읽는다기보다는 2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여우에게 책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내가 키우고 있는 고양이 다올이와 함께 책 읽는 풍경을 상상해 보았다. 생각만 해도 몽글몽글 행복한 기분이 들지만 우리 고양이는 그렇게 인내심이 강하지가 않다. 그만큼 20분 정도의 시간을 저자와 함께 보낸 여우는 그녀와 충분히 교감이 이루어진 관계였던 것이다. 아무도 없는 야생에서 이렇게 책을 읽고 옆에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녀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어릴 적 여우를 생각하면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무서운 귀신으로 변신하는 동물쯤이었는데 어느 순간 어린 왕자를 읽고부터는 여우는 그냥 친구 같은 동물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저자는 여우와 자연과 함께 지내면서 어릴 적 상처를 서서히 치유해간다. 이 책에서는 자연이라는 커다란 세계를 여우라는 존재로 함축하지 않았나 싶다. 자연이 주는 그 커다란 품 안에서 인간은 무한한 위로와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작은 존재인데 우리가 그런 자연을 파괴하여 스스로를 작은 울타리 안에 갇으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나에게 여우 같은 존재는 누구일까 생각해 보았다. 끝부분에 물망초 꽃을 앞에 둔 여우의 사진을 보니 살짝 코 끝이 찡했다. 야생에서의 여우와 저자의 이야기가 이렇게 잔잔하게 감동으로 나에게 다가올 줄은 몰랐다. 이 이야기는 반스앤노블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영화화가 확정되었다고 한다.

영화가 상영이 되면 아이들과 꼭 볼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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