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대단한, 지식의 향연이다. 이 책 속에 인용된 책을 다 읽었는지 아닌지는 확인할 길 없지만...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몇 단어를 추려본다.
Secret. 한 때 광풍을 일으켰던 '믿는대로 된다'에 대한 경고. 수주대토(守株待兎 토끼가 과일 나무 아래서 하품하고 있는데 갑자기 과일이 떨어져 입속으로 들어갔다. 이후 토끼는 과일 나무 아래서 입 벌리고 있다가 굶어 죽었다) 정도가 아니라면 secret이 나쁜 것이 아니라고 본다. 매사에 부정적이거나, 될 대로 되라거나 하기보다는, '결국 해내는 사람들의 원칙', '꿈꾸는 다락방' 등을 읽고 조금이라도 그 내용을 실천해보는 것이, 성공을 떠나서, 삶을 더 부드럽게 할 수 있을 거다.
imagineer '애플은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로에 있다; 스티브 잡스'. 학문간의 통섭을 적절히 비유한 말. 상상을 현실화 할 수 있는 기술자야말로 미래의 구루가 아닐까?
Mediality; media + reality 미디어에 의해 재해석된 실제. '방송국은 21세기의 환경청이다.' 현대인은 평생에 걸쳐 자연환경보다는 미디어환경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방송국은 우리 대부분이 실제로 살고 있는 환경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Binge-Watching. 몰아보기, 정주행. Netflix 같은 App을 이용해 드라마(시리즈)를 주말 내내 한꺼번에 보기. 사실 나도 그렇다. 본방은 흐름이 끊기는 대신 몰아보기를 하면 몰입도 최상이다. 영상기기를 마주한 좀비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중간중간 홈트레이닝을 곁들이고, 저녁엔 치맥을 같이한다면 최상의 휴식을 경험하게 되더라.
Gonzo journalism. 곤조? 객관적이기보다 기자의 주관과 판단이 가미된 참여적 보도형태. 닉슨 대통령을 '정신 나간 돼지새끼'라고 일갈한 기자겸 작가 헌터 톰슨에서 유래. Gonzo는 술 많이 퍼마시기 내기에서 끝까지 버틴 사람을 가리키는 보스톤의 아이리시 계 속어, 또는 근성있다는 일본말에서 유래했다는 설 등이 있다. 대통령을 미친 돼지로 몰아붙일 정도라면 근성이 있거나 또라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일터 ^^ 비슷한 말로 immersion journalism(or immersionism, 몰입 저널리즘. 직접 경험한 것을 쓰지만 기자 자신이 드러나지는 않는)이 있다.
deus ex machina. 기계에서 튀어나온 신. 그리스 희극에서 신이 등장할 때 조잡한 기계장치에 연결된 줄을 타고 신이 등장하는 것을 조롱한 것에서 유래. 막장드라마에서 갑툭튀하는 전형(뜬금없는 인물의 출현, 불치병으로 갑자기 사망, 갑자기 밝혀진 출생의 비밀 등)
bat flip 코로나19 여파로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미국에 소개되면서 세간에 화제된 말. 우리 말로 빠던(빠따 던지기)인데, 미국에선 상대방에 대한 모욕적인 행위로서 금기시된다. 문화에 따라 한 곳의 터부와 금기가 다른 곳에선 일상이 되기도 하니, 글로벌 시대엔 챙길 것도 많아졌다.
elbow bump 팔꿈치 인사. 2006년 조류 인플루엔자, 2009년 돼지 인플루엔자, 2014년 에볼라 사태 시에 유행된 인사법이다. 이것이 올해(2020년)에 또 유행이 되었으니, 서글프다. 오지 탐험, 무분별한 자원개발, 비행기 여행의 보편화에 함께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바이러스는 언제든지 다시 출현할 수 있으며, elbow bump는 이제 악수를 대신할 미래의 인사법이 될 것 같다.
epidemic (전염병 등의)유행. 코로나19 확산 상황이다보니 특히 눈에 확 들어오는 단어다.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infordemics(information + epidemics, 가짜뉴스)다. 얼토당토 않은 가짜뉴스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문제지만, 후안무치하게 유언비어를 날포하여 혹세무민하는 거짓말쟁이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마땅할 것이다.
지식은 곧 어휘력이다. 새로운 지식은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우리의 사고는 신조어로 더 풍부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