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는 늘 설레임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과학문명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편승과 도태의 갈림길에 선 우리에게 사회 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Erich
Pinchas Fromm)은 이미 1968년 그의 저서 희망의 혁명(The Revolution
of Hope)에서 완전히 기계화되고 자동화 된 사회에서 인간은 작은 기계의
부속과 같은 존재로 전락하는 상황과 기술이 전적으로 인간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상황을 이야기하며 인간은 이 선택의 기로에 서 있고 무언가는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다고 전제한다.
그후 50여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조금 더 급속화된 기술발전으로 기계는
더욱 정밀하고 초집적화되어 인간의 두뇌를 대체한지 오래고 각종 업무에도
기계의 등장은 흔한일이 되어 버렸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AI하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영화 '메트릭스'는 여기서도 등장해서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을 그리는 자신의 역할을 담당한다. 비록 프롬은 전적인 복지가 구현되는
이상의 국가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점점더 곤고하게 기계화 되어 가는 것 같다.
지금 인간은 기계가 결정하면 그것을 실행하여 성과를 거두고 다시 기계가
결정하고 하는 무한 루프의 금제에 걸려 버렸다. 인간의 가치와 숭고함은
찾아보기 어렵고 다만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소비하는 오히려 기계보다
더 기계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어떠한 저항도 어떠한 반발도 없이 그저 묵묵히.
에리히 프롬은 역시 심리학자이다. 그는 이러한 우리의 현실을 심리학자의
눈으로 본다. 'Why'로 시작하는 그의 시선은 희망을 '존재의 상태'로 본다.
이는 무언가를 할 준비가 되어 있고, 열정적이며 능동적인 상태를 말한다.
여기에는 생명과 성장이 수반되며 이를 극대화 시키는 기반이 된다. 문제는
결정이다. 어떤 것을 결정하든 본인의 몫이지만 에리히 프롬은 더 좋은 방향을
결정하길 제안하면서 '본능이 자신을 대신해서 결정해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인간의 삶의 모든 순간이 선택이지만 그것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생명은 항상
변화하며 움직이기에 정체된 그 순간 죽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완전히 성숙한 사람이 소유하는 '불굴의 용기'를 지니고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며 세상과 마주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