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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혁명 1

[도서] 사랑과 혁명 1

김탁환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혁명이다.

흔한 사랑이 아니라 압도적인 사랑,

예측 가능한 혁명이 아니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혁명." (6p)

 

 

《사랑과 혁명》은 김탁환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이 소설은 천주를 믿었던 조선 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어떻게 이 땅에 살던 사람들은 천주를 믿고, 그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쳤을까요, 도대체 그 믿음은 어디로부터 온 것일까요. 천주교인들의 이야기지만 결코 종교소설로만 볼 수 없고, 19세기 초 조선의 이야기지만 역사소설로만 규정할 수 없는 내용이에요. 봉건사회에 추악하고 이기적인 지배계층의 만행, 그들에게 짓밟히는 민중들의 비참한 상황들이 그저 옛날 이야기 같지 않아서 읽는 내내 마음 아프고 괴로웠어요.

1권에서는 장선마을의 들녘(이시돌)의 시선으로 소외되고 억압받는 민중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소작농 들녘은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박 진사에게 죄다 뺏기고, 억울하게 빚까지 진 데다가 어미와 함께 몰매를 맞게 돼요. 어쩔 수 없이 살기 위해 산으로 들어가 나무꾼이 되는데 공설이(아가다)를 연모하다가 옹기촌 덕실마을로 들어가게 돼요. 덕실마을 옹기꾼들이 천주교인이라는 사실을 들녘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 거예요. 당고개 주막에서 기도문을 외우던 주모 이동례를 엿본 적이 있었고, 벽에 걸리 십자가를 보았으며, 아가다가 곡곰에게 나뭇값으로 들려준 이야기들을 통해 천주님의 말씀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터라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거죠. 정해박해가 일어나기 전 곡성 교우촌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어요. 소설의 부제인 '일용할 양식'이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됐어요. 천주를 믿는 이들에겐 치열한 생존과 간절한 믿음이 다르지 않았어요. 천주교에서는 세례명을 본명이라고 부르는데, 들녘은 물로 세례를 받는 영세식을 통해 이시돌이라는 새 이름을 받았어요. 엄혹한 세상이 아니었다면 들녘은 평범한 농사꾼의 삶을 살았을 거예요. 신앙은 들녘을 절망에서 구원했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했어요. 중요한 건 천주를 믿는다는 종교적 관점이 아니라 약자였던 이들이 인간의 존엄을 깨닫고 지켜내고자 했던 혁명적 관점이에요. 이 땅에 살았던 천주교인들은 불의에 맞섰고, 미움과 증오를 폭력이 아닌 사랑으로 품었어요. 소설은 우리에게 역사가 한낱 지나간 과거가 아닌 현재 우리를 지탱하고 있는 뿌리였음을 보여주고 있어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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