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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슈의 발소리

[도서] 젠슈의 발소리

사와무라 이치 저/이선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무엇일까요.

공포는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지만 그 대상과 반응은 저마다 다를 수 있어요. 대부분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대상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이 소설을 읽다보면 반응하는 주체의 시점에서 본질적인 문제를 들여다보게 되네요. 공포와 미스터리는 환상의 조합이죠. 그만큼 보이지 않는 존재, 드러나지 않는 진실이 주는 파급력이 크다는 의미일 거예요.

《젠슈의 발소리》 는 사와무라 이치 작가님의 공포 미스터리 단편집이에요.

이 책은 히가 자매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인데, 전작을 읽지 않은 독자들도 전혀 무리 없이 빠져들게 만드네요.

히가 자매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살짝 소개하자면 그들은 저주나 악령 같은 초자연적인 괴이 현상을 겪는 사람들을 구해주는 영능력자인데, 각각의 에피소드에서는 주인공이 아닌 조력자로서 등장하거나 아예 은밀하게 숨겨져 있어요. 등장인물들과 히가 자매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찾아보는 것도 시리즈를 읽는 재미인 것 같아요.

일본은 우리와 비슷한 도시괴담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거울>이라는 작품에서는 미래의 결혼 상대를 볼 수 있는 주술로 면도칼을 입에 물고 물거울을 들여다보는 내용이 나와요. 주인공 다하라 씨는 일요일 아침에 임신 7개월인 아내와 기묘한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외출 준비를 하느라 세면대 앞에서 수염을 깎고 있는 그에게 뜬금없이 아내가 학창 시절의 주술 얘기를 꺼낸 거예요. 거래처 높은 분의 아들 결혼식에 참석한 다하라 씨는 결혼식에서 신부를 보고 깜짝 놀라게 돼요. 거울이 보여준 미래, 섬뜩한 교훈을 주네요.

<우리 마을의 레이코 씨>에서는 고등학생인 아스카가 남자친구인 다쿠미와 도시전설을 조사하는 내용이에요. 20년 전 범죄 사건이 어떻게 도시전설과 결합하여 여장 남자 레이코 씨를 만들었는지, 학교 뒷길에 출몰하는 하얀색 코트의 정체를 밝혀내고 있어요. 누가 진짜 악인인가.

<요괴는 요괴를 낳는다>에서는 기요코 씨의 인터뷰로 이야기가 시작돼요. 아픈 시어머니를 간병하느라 시댁에 들어가 살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어쩐지 '결혼 지옥' 프로그램에 나올 것 같은 사연이에요. 기요코 씨가 며느리 역할로 힘들어 할 때 남편 겐타로 씨는 무엇을 했는가. 고부 간, 부부 사이의 갈등이 어떤 비극을 낳는지, 그 내막을 알고나니 요괴의 등장이 모두 납득이 됐어요. 기요코 씨를 취재한 사람은 과거 회사 동기였던 노자키예요. 그는 히가 자매 중 한 명인 마코토 씨의 남편으로 <젠슈의 발소리>에서 함께 요괴를 막아내는 역할을 하네요.

<빨간 학생복의 소녀>는 히가 자매 중 히가 미하루의 초등학교 동창생인 후루이치 슌스케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겪게 되는 괴담이에요. 요괴는 인간의 약한 틈을 비집고 들어와 괴롭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괴를 상대하려면 강해져야만 해요.

<젠슈의 발소리>에서는 히가 자매의 막내인 마코토가 노자키와 결혼식을 올리는데 언니 고토코가 등장하면서 세 사람이 함께 힘을 합쳐 요괴와 싸우는 내용이에요. 봉인된 요괴를 깨우는 것도, 다시 가두는 것도 결국 인간이네요.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요괴들, 이를 퇴치하는 영능력자인 히가 자매의 활약이 쭉 계속되기를 기대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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