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뀌었는데 사람들은 왜 똑같은 말을 늘어놓는 걸까요.
미혼인 사람을 보면 연애하라고, 연애 중인 사람에겐 결혼하라고, 결혼한 사람들에겐 아기를 낳으라고...
남의 인생을 책임져 줄 것도 아닌데, 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어요. 듣고 싶지 않은 잔소리와 간섭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면 과감하게 "NO!"라고 외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대한민국에 살면서 이러한 불만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숨통이 트일 것 같아요.
《올해엔 연애를 쉬겠어》 는 임윤선님의 연애 에세이예요.
저자는 16년 차 변화사로 살면서 남의 삶을 이야기해왔는데, 이 책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유행가의 가사처럼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일까요. 주말에 혼자서 마트를 갔다는 이유로 지인에게, "그러면 안 돼. 연애는 해야지." (8p) 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던 저자는 연애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하자 있는 인간 취급을 받았다고 하네요. 기혼자들에게는 왜 그런 사람과 결혼했냐고, 왜 애한테 그런 걸 먹이느냐고 시시콜콜 따지지 않는데 왜 미혼자들에게는 연애를 강요하느냐는 거죠.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마음만 받아주고, 잔소리를 거절할 것.
신기하게도 저자의 경험담을 듣고 나니 굉장히 몰입이 되어서 연애를 쉬고 싶은 심정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사실 책에 소개된 에피소드 중에는 좀 놀라운 내용들이 나오는데 전부 실화, 다 진짜 있었던 일이라고 하네요. 세상에는 아름다운 연애, 사랑 이야기가 훨씬 더 많을 거라고 기대하지만 저자가 겪었던 극현실의 연애사는 여러모로 교훈이 되는 것 같아요. 연애뿐 아니라 모든 인간 관계는 어려운 법이니까요. 저자가 이 책을 쓴 가장 큰 이유는 본인과 같은 관계의 열등생들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관계력을 타고나지 못했다고 너무 좌절하지 말라고, 당신만 못난 게 아니라고 말이에요. 저자는 자신의 큰 하자가 '자유의 당연시'라고 했는데, 그건 하자가 아니라 인간의 권리라고 생각해요. 여자에게만 헌신과 희생을 요구하는, 구태의연한 사고는 버려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어요. 자유로운 삶이 우선순위라는 게 무슨 잘못이겠어요. 그러니까 제발, 연애든 결혼이든 남의 일에 그만 참견하자자고요. 각자 본인의 삶에 집중하면서 잘 살면 되지, 괜히 주변 신경쓰면서 의식하지 말자고요.
"관계에 관한 재능이 없다 해도, 아니 열등하면 열등할수록 재능 있는 사람들이 품어주면 좋겠다.
내 친구 딸의 수능 점수를 묻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듯
연애와 이별의 과정을 상세히 묻는 것도 실례라는 인식이 생겼으면 좋겠다." (22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