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타인에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가?
스토리매니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니콜라스 카/청림출판>이란 책이 있다. 디지털 기기에 종속되어 바뀌어 가고 있는 우리의 사고 방식을 예리하게 밝혀내는 책이다. 책의 내용을 살펴 보다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맹신과 무분별한 사용이 얕은 지식 얕은 생각을 양산한다는 저자의 말에 꽤나 서늘했던 기억이 난다.
인터넷 세상이 드리운 명암은 명확해 보인다. 쓰레기 정보에서 부터 고급 정보에 이르기까지 손쉽게 모든 정보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밝은 면이 있는 반면, 생각과 고민 조차도 영향력 있는 누군가의 정보에 의존하려는 어두운 면이 있다. 지혜를 통한 통찰을 보여주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접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러한 이야기를 비판과 정제의 과정 없이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분명 경계해야 한다.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인용하고 있는 랠프 월도 에머슨의 <자기신뢰-랠프 월도 에머슨/이팝나무>에 이에 대해 언급한 말이 있다.
시인이나 현자가 보여주는 천상의 광휘가 아니라, 내부에서부터 우리 마음을 가로질러 번뜩이는 빛줄기를 찾아내고 관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자기 생각에 주목하지 않고, 오히려 그 생각이 자기 것이라는 이유로 밀쳐버리고 만다.
- 14p
언제부턴가 내 안에서 내는 소리에 마음이 약해진다. 틀리면 어쩌나, 공격 당하면 어쩌지, 실패하면? 이와 같은 부정적인 소리에 지고만 나머지 누군가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말에 의존하게 된다. 한 두번 그러다 보니 어느새 고민없이 그들의 말을 진리처럼 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섬찟해진다.
생각을 타인에게 의존 한다는 것, 이 상황이 반복 된다면 머리는 텅 비어 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고 내가 찾으려 하는 생각이 좀처럼 보이지 않으면 그 상황은 악몽이 될테고. 나이가 들면 생각이 깊어져야 하는데, 생각을 찾는 기술만 늘어 나는 것 같아 답답하다.
나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것, 단순히 '자신감이 없다'라는 문장으로 정리해 버리기엔 그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