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록밴드 '더 식스'와 '데이지 존스'가 만나 빌보트 차트를 씹어먹었다. 전국 공연 도중 돌연 은퇴를 선언 하는데 이게 무슨일이지?
이 책 드라마로 만든 이유가 있다.
데이지가 정말 보고 싶고 데이지와 빌리가 만든 음악이 무척이나 듣고 싶다.
데이지 : 난 뮤즈가 아니에요. 내가 그 위대한 누군가지. P. 29
547페이지에 달하는 두께를 보고 살짝 겁먹었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페이지 터너 (Page-turner 책장 넘기기가 바쁠 정도로 흥미진진한 책을 일컫는 말)라서 금세 읽어 버릴 테니까.
저자인 테일러 젠킨스 리드의 전력도 독특한 게 영화배우 캐스팅 일을 했다. 『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에는 록 밴드 이야기니 만큼 음악 관련 용어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마치 그 업계를 경험한 사람처럼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전기작가의 인터뷰 방식이라는 다소 생소한 형식이 재밌다.
중반까지 진짜 흥미진진하다가 중간 넘어서는 약간 이게 맞나 싶다. 결말에 다다라서는 내가 기대가 컸나 싶었다가 마지막 장을 덮고 생각해 보니 완벽한 결말이라는 찬사가 나온다.
책에서 약냄새가 날 수도 있나? (물론 농담)
이름도 외울 수 없는 온갖 종류의 마약과 환각제와 진정제 등이 등장하고, 발이 유리조각에 베여 피가 나도 모를 만큼 약을 먹는다. 절어 있다가 맞겠지. 그리고 미국의 60-70년대는 다 그랬다고 덧붙인다. 도대체 미국에선 무슨 일이 있던 걸까? 마치 락스타의 기본 조건은 천재적인 음악성과 더불어 마약과 섹스가 공인인증처럼 따라다녔나 싶다.
유교걸이라 소설 배경에 적응하느라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소설이니까!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가 보이지 않는 관찰자가 된 기분으로 소설을 읽었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데이지 존스와 떠오르는 신예 록 밴드 더 식스 모두를.
음악이라곤 텔레비전으로 오디션 프로그램 본 게 다인 나지만 『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를 읽으면 내가 싱어 송 라이터 (Singer & Song writer)가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영감이 떠오르면 조수석 바닥에서 아이라이너를 찾아 냅킨에 적기도 하고, 아이솔레이션 부스에 들어가 토크 백을 누르며 이래라저래라 하는 잔소리에 문을 뻥 차고 나가기도 하는 자유로운 영혼들의 시대가 새롭다.
주인공인 데이지와 빌리도 매력적인 캐릭터이지만 옮긴이의 말에 언급한 것처럼 캐런과 카밀라 또한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다. 남자들만 가득한 락 신(Scene)에서 위풍당당하게 자신됨을 고집할 줄 아는 모습과 중간중간 강단 있는 대사로 더욱더 이 소설로 빠져들게 만든다.
화려한 락스타의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 꿈꾸던 대형 무대에서 관객들의 환호성과 음악에 혼신을 불태우고 나면 말초적인 쾌락이 기다린다. 술과 마약, 즉흥적인 잠자리. 집을 사고 요트를 사고 시도 때도 없이 마약을 배달시키면서 돈을 물 쓰듯 써도 돈은 마르지 않는다. 약에 취해 공연 중에 가사를 까먹어도 공연 티켓은 연일 매진이다. 모든 게 연출된 무대라고 생각하는 걸까? 즐길 게 없는 당시의 상황이 모든 걸 묵인하게 만든 걸까?
『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를 읽으면 락을 하나도 모르는 독자들도 미국의 70년대 락을 사랑하게 만든다. 약을 하고 정신 나간 행동을 해도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데이지와 빌리의 더 식스가 함께 성정하고 성공하는 이야기에 빠지고 말 것이다.
동명의 아마존 프라임 드라마로 궁금했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내가 상상한 것과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다른 대로 노래가 좋다! 책을 읽는 내내 유튜브에서 오로라 Aurora를 들었다. 다른 음악도 좋으니 같이 듣길 바란다.
여름휴가에 무슨 책을 읽을지 고민된다면 『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 추천한다!
휴가는 뭐니 뭐니 해도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니까. 70년대 락스타의 자유분방함과 퇴폐적인 문화를 글로 경험(?) 하면서 더위를 날려줄 음악을 듣는 것이 딱일 듯.
다산책방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