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아, 불쌍한 프닌'. 외모에 대한 우스꽝스러운 표현, 어설픈 말과 행동. 머리와 가슴에 담은 고결한 생각은 완결되지 못한 영어로 표현되면서 상대의 머리와 가슴, 그 어디쯤에도 닿지 못한다. 그저 입가의 작은 비웃음만 남길 뿐이다. 그는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였다. 대학에서 강의로 생업을 유지하지만 언어의 간극을 극복하지 못하고, 러시아 문학에 대한 인기 역시 그닥 높지 않다. 인간과 사물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감성은 오히려 그를 꾀짜로 보이게 만든다. 이야기 대부분(거의 6장에 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