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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장미

[도서] 어리석은 장미

온다 리쿠 저/김예진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SF소설이면서 뱀파이어 소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매우 궁금했다. 마을의 전통 축제와 청소년 캠프가 매해 열린다. 이곳에서 공여자의 피를 전제로 캠프 참가자는 뱀파이어가 되고, 이 중 선택받은 자는 인류의 구원을 위한 존재로 부각되는데 '허주'의 승선원이 그것이다. 전설을 따르고 지키는 전통처럼 숭고하게 정신을 이어가고 피를 탐하는 욕망에 대한 조절 능력에 따라 선과 악을 오고가는 신의 세계관도 일부 그려져 있다. 태양으로부터 집어삼켜질 이 땅을 구원할 존재로서 뱀파이어, 이들에게 피를 제공하는 자는 오히려 건강과 부를 획득하는 서사가 기발하고 독특하다. 지역색이 강한 민간신앙을 마을의 축제와 관광 상품으로 내세우는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함께 그려졌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것으로 알려진 뱀파이어의 특징을 따라 #어리석은장미_에 비유한 독특한 존재의 설정이 익숙한 듯 낯설게 느껴지는 서사다. 이야기의 가장 밑바탕에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삶과 죽음, 꺼림칙한 존재로서 변질되어 살아가는 숭고한 희생의 삶 중에서 과연 무엇이 옳고 그를까를 고민하고, 인류의 끝은 정해진 듯 보이는데 사람들은 여전히 욕망이 이끄는대로 꾸려지는 것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담고 있다.

■ 이 향을 맡으면 나치는 늘 불안해졌다. 향긋하고 황홀해지는, 마음 편한 향인데도 왠지 모르게 흉포하고 수상쩍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느낌이었다. (11쪽)

■ 하지만 그래도 소녀의 눈빛에는 선망이 담겨 있었다. 소녀의 내면에서는 변질을 바라는 마음이 우세한 듯했다. (73쪽)


■ 우리의 고향은 지금 천천히 멸망하고 있습니다. ...중략... 우리의 지구는 태양에 집어삼켜져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됩니다. (126쪽)


■ 그런 이와쿠라에서, 그 문기둥 위에 바쳐진 짐승 모가지라는 공물은 어떤 의미에서는 지극히 어울린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164쪽)

■ 우리는 커다란 흐름 속에서 흘러가는 작은 잎사귀 하나에 불과하다. 고작 한 장의 잎사귀가 흐름의 한구석에 둑에 걸려 흐름을 거스른다고 뭐가 달라질까. (323쪽)


■ 오리지널을 꼭 닮은 무언가, 즉 그림자지. 한마디로 매우 닮았지만 오리지널은 아닌 것. (390쪽)


■ 인간은 이토록 불안정하고, 흔들리고, 불확실하고, 덧없는 존재였다는 뜻이겠지. (494쪽)


□ 소재와 서사가 흥미로웠지만 600여 쪽에 이르는 이야기는 적절한 무게감을 담았다. #어리석은장미_에서 말하는 자세히 말하지 않은 이상향과 지금 이 땅의 이야기는 왠지 1Q84와 닮아 있다. 현존하는 세계와 다른 두 세계, 사이비 종교집단 등 현실의 어둡고 난폭한 진실을 그려낸 악몽 같은 이야기가 그려진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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