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완벽이 온다

[도서] 완벽이 온다

이지애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자립준비청년의 목소리를 담은 소설이다. 팩트 같은 픽션, 픽션이길 바라는 팩트가 담겼다. 나이 열여덟이 되면 보호종료아동은 사회로 나간다. '자립'이란 이름으로. 제도와 기관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충분하지 않다. 민서, 해서, 솔의 삶은 불완전하게 홀로 서 있느라 고군분투한다. 부모의 존재를 알지 못한 경우 보육원 생활을 하지만 부모의 양육이 불가한 경우 보호센터, 그룹홈으로 맡겨진다. 셋은 그룹홈에서 만났다. 아빠가 가족을 버리고 성씨가 바뀌는 해서, 엄마가 떠난 빈자리가 컨테이너로 대체된 민서, 가정 폭력으로 떠밀린 솔과 설. 스스로 감당할 수 없지만 어린 시절의 유예 기간이 끝나고 세상에 홀로 서 이들의 이야기이다. 채워지지 못한 안정과 관계성은 자립 이후 사회 안에서도 정착하지 못한다. 남들보다 이르게 생계를 위한 직업을 갖고, 꿈보다는 업을 생각해야 했다. 민서의 부족한 마음과 어휘의 부재는 어디서 채워야 했던 것일까. 위험하지만 붙들고 싶었던 가정의 틀이 끝내 설이의 존재마저 부정하게 된다. 남겨진 솔의 상처는 어떻게 보듬아야 했던 것일까. 많은 질문에 대한 사회의 답은 아직 미완성이다. 얼마전 읽은 #안녕열여덟어른 이야기를 #이지애 작가의 글로 옮겨 놓은 듯 하다. 평범하고 보통의 청년처럼 사회구성원으로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우리가 풀어낼 숙제에 대한 이야기다.


■ 나는 그 사람을 분리해 낼 수가 없다. 물리적 분리는 이루어진 지 오래였으나 그것마저도 내가 한 일은 아니었다. 그 사람이 나를 놓아 버린 것처럼 나는 그 사람을 놓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거기에 있다. (11쪽)
■ 어른들의 시선이 불쌍한 아이를 도우려는 눈빛에서 불편한 것을 보는 눈빛으로 바뀌는 것보다 그냥 "네." 하고 마는 것이 나았다. (12쪽)
□ 타의적 선택에 의해 마주한 현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동정과 불편의 대상. 외면하고 싶지만 직면해야 할 우리의 현주소이다.

■ "언니 아빠가 언니들을 벌니 거잖아. 왜 언니들이 미안해야 해?"
"아빠는 우리 안 버렸어. 내가 신고한 거지."
"아니, 언니네 아빠가 잘못한 거잖아." (43쪽)
□ 오고 갈 집이 없는건지,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없는 건지 알 수 없는 상황.

■ 해서 언니는 돈을 벌겠다며 미용고에 진학했다. 우리는 만 18세가 되면 그룹홈에서 나가야 했는데 미용고는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가능한 좋은 선택지였다. 그런 선택지는 많지 않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해서 언니를 모범 사례라고 불렀다. (57쪽)
□ 미래와 꿈은 현실과 직업으로 대체된다.

■ "그런 희망이 설을 죽였어." (112쪽)
□ 가족, 가정이라는 평범을 꿈꾸는 희망, 그 희망은 가족으로부터 파괴되었고 누군가는 생을 떠났고 누군가는 죽은 채 생을 살았다.

■ 나는 물에서 나와 돌다리를 마저 건너 반대편으로 넘어갔다. 두 번은 미끄러지지 않았다. 중심 잡기에 성공한 나는 의기양양해졌다. 처음부터 이렇게 걸으면 좋았을걸. 하지만 물에 빠지지 않았다면 징검다리를 무사히 건너는 방법은 평생 몰랐을지도 모른다. (149쪽)
□ 두 번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중심을 잡는다. 사회 틀 안에서 바로 서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제서야 사회의 틀 안으로 발을 디뎠을 수도 있다.

■ 하지만 생각과 마음의 속도는 달랐다. 해서 언니에게 임신 축하 선물을 주고 싶었고, 나도 솔 언니에게 택배 박스를 보내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나는 언젠가 들었던, 사랑도 받아 본 사람이 잘 받고 잘 준다는 말이 떠올랐다. (161쪽)
□ 보호와 관심 속에서 자라지 못했던 기간의 부재는 끊임없이 부족함을 만들었다. 상대의 마음을 읽지 못했고, 생각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거리를 좁힐 수 없었다.


■ 여섯 살 상처받은 민서의 목소리가 나를 충동질했다. 하지만 나는 솔 언니와 해서 언니를 끊어 내고 싶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두렵다는 이류로 솔 언니와 해서 언니를 끊어 내는 게 아빠 같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부 부질없더라도, 다시 상처받더라도, 결국 실패하더라도 나는 믿어 보기로 했다. (197쪽)
□ 자립준비청년 모두가 사랑과 관심의 부족함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관계의 어려움, 비전없는 직업 선택 등을 모두 겪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평범하고 보통 가정의 청년에 비해 자라나는 과정 속에서 충분하고 넘치는 사랑과 보호를 받을 가능성은 낮다. 경제적 빈곤을 벗어나도록 정부의 지원은 늘었고, 사회의 관심도 꾸준히 늘고 있다. 그 꾸준한 관심과 변화가 멈춰서는 안된다. 민서, 해서, 설에게서 보았던 그늘은 단순한 경제적 고난만이 아니었듯이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담아내는 도움이 그려져야 한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도서협찬 #청소년소설 #창비교육성장소설 #성장소설 #청소년소설추천 #추천소설 #책추천 #이지애작가 #완벽이온다 #자립준비청년 #그룹홈 #가정폭력 #아동학대 #서평




https://www.instagram.com/p/CxBAOw6rZrM/?igshid=MzRlODBiNWFlZA==
https://m.blog.naver.com/bbmaning/223207809186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YBLOGWEB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