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난 주식 보다 시장에서 발견한 싱싱한 채소에 기뻤던 이야기, 우연히 쳐다본 가을 하늘이 좋아서 친구에게 사진을 보낸 이야기, 말갛게 웃는 아이의 모습이 좋아서 눈물이 나고, 멋부려 하는 말이 아닌데 잊혀지지 않는 한 마디에 감동하는 우리네 이야기가 담겼다. 그렇게 쌓인 매일이 우리는 자라게 하는 힘이 아닐까 싶다. 십대가 지나 성장이 멈춰버린 줄 알았던 어른, 어른이에게 죽는 날까지 자라는 삶을 가르쳐주고 일깨워주는 일기 같은 이야기이다. 이 글을 누구에게나 소중했지만 놓쳤던 누군가와 그 무엇을 돌이켜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 내가 살아보지 못한 여든 너머의 삶. 그 삶에도 여전히 기대하고 실망하는 일이 생긴다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도 여전히 나만 아는 기쁨을 간직하게 된다는 것. 그것을 잊지 말라는 것처럼. (25쪽)
□ 나이듦이 정지선을 향해 느릿한 발걸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삶은 마지막 그 날까지, 그 누구에게나 멈춰있지도 않다.
■ 멀리 사는 여동생에게 맛있는 쌀을 보내주고 싶어서였다. 남은 지원금은 몇 년 전 돈을 빌려주었던 고마운 이웃을 찾아가 빚을 갚는 데 썼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할머니는 내내 무거웠던 마음이 날아갈 듯 홀가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 후로 나는 재난지원금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모처럼 좋은 쌀을 사서 밥을 짓는 사람을 떠올린다. (86-87쪽)
□ 누군가는 지원금을 수혜 대상과 금액으로 떠올릴지 모르겠다. 일방적이고 우울감을 주었을지 모를 단어에 따뜻함과 특별한 마음을 기억하도록 만든다. 건조한 이성으로 만든 정책의 단어가 사람 사이에 녹아드니 촉촉한 감성이 된다.
■ 참 이상한 일이죠. 갑자기 눈물이 핑 도는 거예요. 잘 익은 토마토를 보는데 왜 눈물이 나는 건지. (105쪽)
□ 어렵고 힘든 시기를 지나와서 누군가의 아픈 기억일까봐 두려웠던 시간과 장소, 다시 돌아가 서보니 지나왔음에 안도하고 감사하게 된다. 어제와 오늘의 힘든 날이 내일의 희망찬 미소가 되길, 동화같지만 현실 안에서 기대해 본다.
■ 하다 보면 문장 대부분을 고친 흔적으로 한 페이지가 가득 채워지는 때도 있다. 그 종이들을 버리지 않고 오래도록 간직한다. 오직 나만 아는 시간이, 무언가가 되게 하기 위해 애써본 흔적이 여기에 남아 있으므로. (121쪽)
□ 누군가 집필한 글을 감수하고 심의할 때, 본래의 글을 앞뒤로 고치고 단어를 잘라내기도 한다. 지워낼 수 있도록 연필로 조심스레 흔적을 남긴다. 당신이 썼고, 내가 얹었지만 '되어지는 글'을 위해, '되어지는 과정'이기에.
■ 어떤 여행은 기분으로 남는다. (150쪽)
□ 어떤 기억은 사람으로 남고, 어떤 사람은 기분으로 남는다. 나무와 하늘, 가을을 보면 어떤 사람이 떠오른다. 누군가를 떠올리며 따뜻하고 고마운 마음이 스며든다.
■ 누군가가 전해준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더 많은 사랑을 누리지 못한 것이 아깝게 느껴진다고. 더 많은 사랑을 누리지 못한 것이 아깝게 느껴진다고. (242쪽)
□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이 주는 소소한 기쁨과 행복을 기억하며. 지나와 깨달은 것을 내일은 풀어낼 수 있기를 소망하며.
◆ 창비서포터즈로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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