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시대, 어린 시절을 이렇게 부르고 싶다. 수없이 뛰어다니던 기역자 골목길에서 그 때의 동무들과 나는 구슬치기, 딱지치기에 정신이 팔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줄도 모르고 엄마의 천둥번개같은 외침에 화들짝 놀라 그제서야 흙투성이 몸을 털고 대문안으로 뛰어들기도 했다. 바삭하게 구운 까만 김에 하얀 밥을 얹고 간장종지에서 구수하게 풍겨나오는 참기름과 노란 깨를 섞어 한술 밥 위에 올리면 내 입안이 천국이 되던 시절, 내 낭만의 시대에 함께 했던 동무들, 엄마의 밥반찬, 그리고 방구석 한켠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