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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가 되면 허전함이랄까. 

아쉬움이랄까

그런 감정이 교차한다.

성악아카데미를 만들어 운영을 하고 1학기, 2학기를 보냈다. 엇그제 학기 실기연주회도 마쳤고 또 다른 행사들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요며칠 나는 딴짓을 하며 마음을 녹이는 중이다. 딴짓이란 본 일과는 상관도 없고 쓸모도 없지만 그냥 나를 아무데나 두고 멍때리는 일이라고 해두겠다. 시간을 죽이는 일이기도 하다. 며칠 그러고 보내니 사람이 멍청해진다. 그냥 내버려둔다.

읽고 싶은 책들을 쌓아두었다. 연말연초에 보겠다는 결심이지만 나는 안다. 내가 그렇게 열심히 독서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하지만 쌓아두고 보고라도 있어야 나는 길을 잃지 않는다. 난 나를 알아간다.

창작오페라 추가 대본 이야기! 서정적인 사랑의 아리아는 완성했다. 한가지 아쉬운 부분이 보여서 며칠 궁리했지만 마음만 크고 실행은 늦다. 글쓰기를 미루고 있는 중이다. 그 와중에 작곡자는 곡완성에 집중한다. 나는 또 밀린다. 그런데도 어쩔 수 없다. 어쨌거나 나는 그 부분을 채울 수 밖에 없다.

프랑스어 시험을 치룬 학생이 이제는 적극적으로 공부한다. 이런! 직접 몸으로 체험해야 깨달음이 오는 것이다. 어렵게 합격을 하고 올 한해 이거라도 하나 해냈다는 기쁨이 큰 것 같아서 많이 칭찬해주었다. 코로나 시국에 코로나도 걸리고 한동안 자가격리되고 다 나아서 다시 공부하고 우여곡절을 겪은 학생이다. 회사에서 확진자와 접촉된 동료가 확진이 되어 재택근무를 한다고 연락이 온 학생도 있다. 화상으로 공부하자고... 그래서 화상공부할까 했더니 재택근무중 어머니가 확진되셨단다. 거의 카오스가 된 애정하는 내 학생! 12월은 조용히 지내자고 했다. 

다이어리를 쓰면서 다음 주에 있을 일들을 미리 정리해두는 편이다. 일이 너무 많은 날들이 예상되면 다른 일을 미리 포기하지만 여유있을 것 같은 날들에 의외의 상황이 발생해서 몸이 엄청 바빠질 때가 있었다. 10월부터 12월 초까지 ! 시어머니 뇌검사로 해서 심장검사까지 ...기꺼이 함께 했지만 어느 날 밤인가 좀 많이 피곤했던 순간이 왔다. 검사결과는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었고 크게 나쁠 일이 없으니 그래서 다행이라고만 생각했다.

시댁 부모님 봉안묘자리를 계약했다. 몇해동안 시어머니 권유가 있었지만 나는 쉽게 감이 잡히질 않았다. 처음 겪는 일이다보니 어찌해야 하나 짧은 고민만 몇번 씩 했을 뿐, 마침내  어머니가 봐두신 곳으로 어느 맑고 반짝이는 날 소풍처럼 그 곳에 가보았다. 건물안의 봉안당은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다.  그곳은 답답해 보여서 싫고 대신 넓고 환한 자연속의 봉안묘는 맘에 들었다. 이 큰일을 해냈다고 또 즐거워하신다. 

해가 갈수록 몸건강에 신경이 쓰인다. 먹고 운동하고 잘 지내는 방법을 스스로 해내지 못하면 안될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날마다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는 또 오늘 하루를 잘 지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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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이래저래...
    뇌가 몹시도 피곤하고, 몸이 노곤한 그럼에도 정신은 멀쩡한 것처럼...
    마음은 한없이 허전하고 허무한 한 해의 끝자락입니다.
    오늘 유독 쓸쓸한 마음이 들면서 퇴근하는데 내 나이 어느새...
    이 한 해 열심 살았는데도 이렇게 허무한가...

    2021.12.24 21:1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루

      아무래도 좋은 성탄아침에 늦잠, 늦은 아침, 뒹굴뒹굴 지내려구요.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건강하세요. ^^

      2021.12.25 11:47
  • 스타블로거 Joy

    하루님의 연말 이야기를 읽으며, 저 역시 이런저런 생각들로 싱숭생숭해지는 요즘입니다. 연말이라는 시간이 그런 듯도 하고, 또 이제는 어리지 않은 나이다보니 이제껏 생각지 않았던 것들도 하나, 둘 새롭게 생각해보게 되네요.
    오늘은 그런 무거운 생각들은 조금 내려놓으시고, 마음 따뜻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만나시길 바래요. 메리 크리스마스^^

    2021.12.25 10:3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루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 경우에는 적당하게 살아서 아쉬움이 있는 것 같아요. 뭔가 과하게 많이 한 일이 있었어야 하는데... ㅠㅠ 다시 정리하고 해볼까 해요. 감사하고 언제나 행복하고 건강하길 빌어요. Joy 님

      2021.12.25 11:50
  • 파워블로그 하우애

    믿을 거라곤 몸밖에 없다는 생각에 요즘은 오르막 오르기를 악착 같이 하고 있습니다. 내 몸이 버텨야 주위로부터 오는 자극과 스트레스를 버틸 수 있겠다는 생각, 몸마저 허물어지면 안 되겠다는 절실함이 거기에 매달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들 모두 착착 잘 진행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성탄절 보람있게 보내시구요!!

    2021.12.25 22:3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루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건강이지요. 새해에도 여전히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저도 걷는 일이 좋아요. 오르막을 일부러 걷기도 합니다. 모든 일들이, 다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12.3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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