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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 : 교향곡 1번 (Brahms : Symphony No.1) (일본반)(CD) - Charles Munch

[CD] 브람스 : 교향곡 1번 (Brahms : Symphony No.1) (일본반)(CD) - Charles Munch

Charles Munch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당신이 새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 벌레를 잡아 먹을 수 있을테니까.

만일 당신이 새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하지만 만일

당신이 벌레라면

아주 늦게 일어나야 하겠지.

<쉘 실버스타인>


이 시를 읽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면 그건 분명히 '새'가 아닌 '벌레'라는 단어가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한낮에 때때로 날아와 빨랫대위에 살짝 앉았다 날아가는 주홍부리 검은새의 앙증맞은 모습은 생경한 즐거움을 준다. 오후무렵 전기청소기로 발콘을 샅샅이 훑을 때 원가 아주 잘잘하고 먼지같은 기어가는 것들의 부산한 모습을 참아내지 못힐 때 전격소탕작전을 펼치듯 요란을 떨곤 했다.  새가 좋지 않은가. 벌레보다는....위의 시 후반부에 벌레와 내가 겹쳐지는 충격적인 상상력이 머릿속에 그려질 때 벌레는 되고 싶지 않다는 꽤 나이브한 생각까지 했다. 시 한 조각에 맘이 이렇게 동할 수 있는가. 새벽을 쉬이 열지 못하는 습관이 나를 돌아보게 한 게 분명하다. 내가 끌고 다니는 육신하나 마음먹은데로 움직이지 못하는데 누구를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건 아닌지 그 동안의 모순된 말과 행동을 반성한다. 

바야흐로 가을의 기운이 피부결에 와닿는다. 예전보다 일찍 일어나 긴 아침 시간을 즐기려고 노력하다 보니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시간이다. 홀로 있던 몇 안되는 날 아침에 브람스와 슈베르트의 음악을 들었다. 브람스 교향곡 1번, 교향곡 4번 , 피아노 협주곡 1번,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77번, 슈베르트 [백조의 노래] 바리톤 디스카우의 목소리에 시간이란 긴장감없이 맞이했다가 허망하게 날려버리는 바람같은 것이라는 속삭임이 실린 듯 , 음악을 듣고 있다보면 전문가의 세련된 표현이나 음악적 식견은 들리지 않고 당시 감상의 순간에 울리던 심장의 콩닥거림만이 남는다. 올 가을엔 브람스를 , 슈베르트를 사랑해야겠다는 한 줄의 다짐이 선다. 학창시절 음악실 중앙에 걸려있던 한 줄 -브람스를 사랑하세요- 그 한 줄만이 가슴에 담긴다. 


브람스 교향곡 1번 C 단조 op.68

제1악장 Un poco sostenuto - Allegro ∙

제2악장 Andante sostenuto ∙
제3악장 Un poco Allegretto e grazioso ∙
제4악장 Adagio - Piu andante - Allegro non troppo, ma con brio - Piu allegr ∙

hr-Sinfonieorchester (Frankfurt Radio Symphony Orchestra) ∙
Stanisław Skrowaczewski, Dirigent ∙

Alte Oper Frankfurt, 22.03. 2013 ∙


 
 교향곡 1번은 긴 도입부로 시작하는데, 여기에는 세 요소가 동시에 연주된다.
 팀파니가 밑을 깔고, 현이 상승하며, 관은 하강한다. 이 부분은 나머지 다른 부분이 완성된 뒤에 브람스가 쓴 것이다. 1악장의 알레그로 부분은 거대한 관현악의 소나타
이며, 그 안에서 악기 사이의 관계가 바뀌면서 악상이 발생하여 전개되고 재현된다.

 2, 3악장은 1, 4악장보다 밝은 느낌이다. 느린 악장인 안단테 소스테누토는 세 부분을 통해 온화한 감정을 보여준다. 이 세 부분 가운데 세 번째는 첫 주제를 새롭게 처리한 것이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바이올린 독주는 베토벤의 몇몇 후기 작품(후기 4중주 작품이나 장엄 미사)를 재현한 것이다. 스케르초같은 3악장은 편안하지만 복잡한 리듬과 얽혀있는 기조(texture)로 가득하다.

 4악장은 느린 도입부로 시작되는데, 여기서 새로운 멜로디가 "우울하고 극적인 수사"와 경쟁한다. 피우 안단테 부분에서 호른과 팀파니는 브람스가 알프스의 어느 목동에게서 들었던 "언덕 끝에서 골짜기 깊숙이 나는 당신에게 천 번의 인사를 보낸다!" 말과 같은 음색을 제시한다 마지막 부분(알레그로 논 트롭포, 마 콘 브리오)에는 참신하고 베토벤같은 피날레의 주제 선율이 장조로 장대하게 펼쳐진다.

<브람스 교향곡 1번 , 위키백과 참조>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교향곡 전통을 따른 낭만주의 작곡가들중에서 고전적 이상과 낭만적 정신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룩한 사람은 바로 브람스(1833-1897)이다. 그는 슈베르트가 사망한 지 5년이 지난 1833년에 태어나서 북독일의 도시 함부르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는 거리나 술집뿐만 아니라 그 도시의 오케스트라에서 여러 다양한 악기들을 고루 연주하던 음악가였다. 그는 아들도 지방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도록 하였으나 아들은 피아노에 강한 재능을 보였으며 결국 그는 아버지의 재능을 훨씬 능가했다. 

열 살의 브람스는 대중 연주회에서 앙상블을 연주하였으며 열 다섯살때에는 독주 음악회를 하기 시작하였다. 재능과 정서적으로 자신의 부모를 극복하기란 예나 지금이나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릴 적 연주 경험만으로 미미한 존재였던 브람스가 명성을 얻게 된 계기는 저명한 연주가들과 조우하면서부터이다.  

헝가리 바이올리니스트인 레메니와 1853년 연주여행을 하였고 당대 바이올리니스트요 작곡가였던 요셉 요아힘과의 인연을 통하여 로베르토 슈만과 클라라 슈만을 알게 되는데 슈만은 브람스의 천재성을 세상에 알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생애 네 개의 교향곡을 작곡한 브람스는 가곡, 실내악, 합창곡등을 통해서 인정을 받고 난 후 대작들인 교향곡을 만년에 완성한다. 그 외에도 [대학축전서곡]이나 [비극적 서곡]은 우리에게 아주 잘 알려진 관현악곡들이고 [하이든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두 개의 세레나데가 있다. 

올 가을 열렬히 끓어 오르는 열정이나 충동적인 감성은 뜨거웠던 여름에 실려 보내고 과묵하고 내성적이며 약간의 체념과 내면의 우수가 잔잔히 묘사되는 브람스의 음악을 제안하고 싶다. 브람스안에는 절제된 열정이 숨겨져 있다. 그의 생애가 그러했듯이... 일상의 밋밋함과 건조함에 진저리를 치고 있다면,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는 브람스를 들어보세요.  브람스를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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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유정맘

    아 들어보니 알겠어요. 둥둥둥 하는 ㅎㅎ 긴 시간 잠시 틀어놓고 일합니다. ^^
    아낌없이주는나무의 따스한 작가로만 알던 실버스타인 작가님의 시집을 읽었는데 꽤 강한 면도 있더라구요. 새와 벌레도 ^^

    2013.08.22 17:2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루

      맘님! 브람스 괜찮나요? 권태를 느끼는 감각이 무뎌질 때 (그런 일도 다 있더라구요)브람스를 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ㅎㅎㅎ 저 시 읽고 벌레 안될려고 쬐끔 노력했답니다.

      2013.08.23 03:05
  • 깽Ol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가 떠오르네요.
    아직 읽어보지는 못한, 언젠가 읽어야지 마음만 먹은.^^
    새가 부리로 저를 콕콕 찍어 깨우는 느낌도 드는 곡이어요.
    벌레한테 잡혀먹기 전에 어서 깨어나!!!ㅋㅋ

    2013.08.22 22:4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루

      올 가을 프랑스와즈 사강도 함 만나보고 싶답니다. ^^
      벌레와 나를 순간 동일시할 뻔하다가 마음을 고쳐먹었답니다. 나도 참 순진!!

      2013.08.23 03:06
  • 파워블로그 꼼쥐

    다 듣지 못해서 아쉽네요.
    오늘 여기는 비가 오는데 브람스의 따뜻함과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듯해요.

    2013.08.23 10:4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루

      가을에는 브람스를 추천합니다. ^^

      2013.09.17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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