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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도서] 사실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이진희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몇 년 전 직장에서 비폭력대화 교육을 진행하여 나도 주말을 반납하고 참여해야 했던 적이 있었다. 직장에서 강사를 초빙하여 진행하는 행사이다 보니 자리를 풍성하게 채우기 위해서라도 직원들은 강제적으로 교육에 참여해야만 했다. 이전에 교육을 들었던 직원들이 비폭력대화에 대한 찬양을 늘어놓았기 때문에 내심 어떤 내용의 교육이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지만 얼마나 대단한 교육이기에 내 황금 같은 주말까지 반납하고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 거야라는 반발심이 더 컸다.

 그러나 이런 불만은 교육이 시작됨과 동시에 사라졌고 수업이 마무리되는 게 아쉬워 마지막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기회가 된다면 꾸준히 교육에 참여하고 싶다는 고백도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 마음은 오래 가지 못했고 비폭력대화는 잊혀져 갔다.

 그동안 내가 해왔던 많은 대화들 중 대부분은 상대방에 대한 공감과 배려가 적절히 들어간 성공적인 대화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년이면 초등학생이 될 아들과의 대화 속에서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그러다 다시 비폭력대화가 떠올랐고 감사하게도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가장 가까운 남편과 아이들에게 말로 상처를 준 적이 많다. 주로 내가 해야 할 일이 많아 여유가 없을 때 남편과 아이들의 상황이나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말을 부탁이 아닌 강요할 때가 많다. 이미 엎질러진 물처럼 내뱉은 말을 주워 담지도 못하고 아뿔싸! 뒤늦은 후회를 하곤 한다.

 책에서 부탁과 강요의 차이에 대해 구분한 것을 보고 바로 수긍했다. 내가 내뱉었던 말이 남편과 아이들에게 어떻게 느껴졌을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특히 아이들에게 복종과 강요를 요구했구나 싶어 얼굴이 화끈거렸다. 단어만 봐도 너무 강압적이어서 더 크게 와닿았고 깊이 반성했다.

 그래서 저자의 상처받았던 경험과 후회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 나에게 위로가 된다. 저자가 책을 쓰면서 과거의 자신을 돌아봤듯 나도 책을 읽으면서 과거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불편한 과거를 마주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괜찮아, 나도 똑같았어.' 라고 얘기해주는 저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책에는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한 대목이 소개되어 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는 우리의 반응을 선택하는 자유와 힘이 있다.

우리의 반응에 우리의 성장과 행복이 달려 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을 실제로 느낀 적이 있다. 의식적으로 말을 고르는 중에 침묵이 살짝 길어져 생긴 틈이었다. 그 공간에는 정말 나의 의지대로 모두가 행복한 길로 가느냐, 함께 절망하느냐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놓여 있다. 항상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지만 기분에 따라 그렇지 못한 반응을 선택할 때도 있었다.  

 비폭력대화를 배우고 실천해나가는 것은 결국 지난날의 나를 살피며 돌보는 과정임을 깨닫게 한다. ‘대화에 들어가기 전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나의 느낌은 어떤지 알아차리는(p147)’ 자기공감이 선행되어야 하니 말이다.

 '대화법은 새로운 언어'라는 접근법대로 새로운 언어를 익히듯 공부하여 저자의 바람대로 대화 속 폭력을 의식하며 평화를 향해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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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희

    안녕하세요? 예전에 비폭력대화를 잠시 만났던 기억과 책의 연결고리가 무척 인상깊어요. 아이와의 더 평화롭게 대화하고 싶은 마음도 느껴지고요. 책을 읽으며 나님의 과거와 만나는 시간 가지셨다니 참 보람차고 기쁩니다. 리뷰 감사히 읽었습니다.

    2022.07.15 07:45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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