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공간에서의 출발, 그 결과는?
《마침내 우리》
얼마 전 서울 광진구의 모 초등학교가 폐교되었다. 이는 서울에서 네 번째 폐교이며, 2024년에는 도봉구의 한 고등학교도 통폐합될 예정이라고 한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 인구 수 감소가 예사롭지 않다.
한편 학생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는 새로이 개교가 일어나기도 한다. 신도시 또는 재건축이 완료된 지역은 과밀 학급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아이들이 접하게 되는 주거 형태는 상당수가 아파트이며, 그만큼 단일화된 주거 공간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원유순 작가는 아파트 외에 다양한 집들이 있고, 각자 자신의 환경과 개성에 맞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엮어나가고 싶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이야기가 바로 《마침내 우리》이다. 우리꽃 농원을 운영하시는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는 꽃들을 매개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단독주택에 사는 연우, 테라스 하우스에 사는 빛나, 빌라에 사는 선재, 꽃담읍에 하나밖에 없는 아파트에 사는 해리. 아이들은 각기 다른 주거 형태를 경험하며 서로의 마음에 대해 더 생각해 보게 되고, 삶의 공간이 주는 의미를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외계인 같은 아이들에게 속은 기분이 들기도 한 해리, 사람의 마음을 풀어지게 하는 재주가 있는 것 같은 선재,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해리로 인해 함께 걷기로 한 친구들에 관한 대목은 아이들의 섬세한 마음을 다룬 만큼 공감과 성장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마침내 우리》인가 보다.